승지 황중윤이 무오년 식년 전시를 연기한것의 처리를 청하다
승지 황중윤(黃中允)이 아뢰기를,
"신이 대궐에 들어올 때 16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말 앞에서〉 소리를 내어 울기에 신이 물어보니 〈그들은〉 바로 무오년의 식년시에 합격하고서 〈전시를 치르지 못한〉 이대명(李大鳴) 등이었습니다. 그들은 말하기를 ‘무오년 식년 전시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 5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결말을 짓지 않고 있습니다. 신들 중에는 혹 늙은 부모가 거의 영화를 보는가 싶다가 불행히도 돌아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통한을 품고 먼저 죽은 사람도 있으니 소외된 저희들은 이처럼 억울합니다. 신유년 식년시가 어느덧 다가왔는데 평생을 두고 무술을 익힌 사람으로서 정거당한 것처럼 전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원통함을 호소할 길조차 없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삼가 생각건대, 무오년 식년시에 관한 일은 해조에서 이미 회계하였고 대신들도 이미 헌의하였으며 대간들이 또한 논계하였으니, 그들은 응당 물러가서 성상의 재가를 공경히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도리어 요행에 급급하니 그 본심을 캐 보면 매우 경악스럽습니다. 신은 담당 승지로서 부득이 아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그 식년시에 대하여는 대신도 자세히 헌의하지 않았으며 나도 병중에 있었으므로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모르겠다. 다시 대신들에게 자세히 물어서 처리하도록 하라."
하였다. 〈과거에 있어 칠대문(七大文)의 비방이 야기된 후로 왕은 그 교묘한 속임수를 더욱 싫어하게 되었다. 무오년 식년시의 강경이 끝난 후 비방하는 소리가 자자해지자 어떤 사람은 빼어버리고자 하였고 어떤 사람은 파방하고자 하였다. 왕은 대신들로 하여금 의논하게 하였는데 논의가 오래도록 결정되지 못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중윤이 거자(擧子)의 호소를 인하여 곡진히 설명하여 상의 뜻을 떠보았으나 왕은 끝내 결정하지 못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9책 59권 59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423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壬戌正月二十五日辛酉承旨黃中允啓曰: "臣詣闕時, 有十六(箇)人相聚號哭(於馬前者), 臣問之, (其人則)乃戊午式年入格人, (未殿試者,) 李大嗚等也。 (其)言曰: ‘戊午式年殿試, 今月不爲, 來月不爲, 五載于今, 尙無結末。 臣等或有老父母, 庶幾及見榮還 華, 而不幸終天者有之, 含冤先死者有之, 覆盆之下, 鬱抑如此。 辛酉式年, 忽焉到頭, 以平生業武之人, 不得觀光, 有同停擧, 呼天無路。’ 云。 臣竊惟念戊午式年之事, 該曹旣已回啓, 大臣旣已獻議, 臺諫又爲論啓, 則渠等所當退伏。 祗竢睿裁(之下), 而顧乃急急於僥倖, 原其本情, 則極爲痛愕。 臣待罪該房, 不得不達矣。" 答曰: "此式年事, 大臣亦不詳細獻議, 自上病中, 未知何以處之。 更問于大臣詳處。" (科擧自七大文, 謗興之後, 王益厭其巧詐。 及戊午式年講經後, 人言藉藉, 或欲拔去, 或欲罷榜。 王令大臣議, 而議久未定。 至是中允因擧子號訴, 曲爲解說, 探試上意, 而王終不能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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