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 감사 박엽에게 자모성 방비를 중지하고 평양성 방비에 힘쓸 것을 명하다
왕이 평안 감사 박엽에게 하유하였다.
"천하의 지세로 말하면 반드시 방어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남송의 번양(樊襄) 같은 곳이 그렇다. 평양은 지리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제일 유리한 곳이니 반드시 방어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싸움이 벌어진 지 4년이 되었는데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고 성이 너무 넓다는 핑계로 한갓 자모 산성(慈母山城)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이것은 벌써 경중과 완급을 잃어버린 꼴이다. 자모 산성은 대로에서 30여 리나 떨어져 있는데, 적이 어찌 탄탄한 대로를 두고 먼길로 돌아 궁벽하게 자모성을 공격하겠는가. 자모성을 지키는 일은 빨리 중지하고 그곳에 나누어 보낸 군사와 무기들을 빨리 평양으로 옮기도록 하라. 성천 진관(成川鎭管)에 소속된 군사도 또한 적지 않은데 이 군사를 이미 다른 곳에 동원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남병사(南兵使) 성우길(成佑吉)을 이미 성천에 가 있도록 명하였으니 북로를 차단하는 일은 우길이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성천에 속한 군사는 평양으로 옮기고 3개 현의 군사도 또한 동원하여 소속시키도록 하라. 그리하여 감영에 배속된 모든 군사와 백성이 한몸이 되어 성을 지키다가 얼음이 풀리기를 조금 기다려 성을 내다 쌓아 반드시 방어할 곳으로 만드는 일을 절대로 그만둘 수 없다. 경은 이것을 잘 알아 착실히 준행하여 만전을 기하도록 힘쓰라."
- 【태백산사고본】 59책 59권 41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421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
○王(下)諭平安監司朴燁曰: "天下地勢, 有必守之處, 如南宋之 樊襄 是也。 平壤地利, 甲於吾東, 其爲必守之處(者)無疑。 兵興四載, 無意措處, 諉以城府闊大, 徒規規於慈母山城, 已失輕重緩急之形矣。 慈母之城, 去大路三十餘里, 此賊豈捨坦坦之道, 從迂路窮尋(以) 慈母(之)城 (爲) 哉? 慈母城守之擧, 亟宜停廢, 其泒分軍兵器械, 急速移送平壤, 而成川鎭管所屬之軍, 亦必不少, 未知此軍已爲調用於他處否。 南兵使成佑吉, 已令來住成川, 則北路把截之事, 佑吉猶可當之。 成川所屬則移送平壤, 三縣之兵, 亦可調入。 與營屬各樣民兵, 一體城守, 稍待解氷, 進築城子, 以爲必守之地, 萬不可已。 卿其知悉, 着意遵行, 務出萬全。"
- 【태백산사고본】 59책 59권 41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421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관방(關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