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흉년에 어사화·홍패지를 마련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다
정원이 아뢰기를,
"만과(萬科)를 베풀어 보여서 초시에 합격한 자는 마땅히 급제(及第)가 되기 때문에, 해조가 지방의 여러 고을로 하여금 합격한 숫자에 따라 어사화(御賜花)와 홍패지(紅牌紙)를 마련하도록 했는데, 관청에서 스스로 마련하지 못하고 합격한 자들에게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시(殿試)를 다시 보이면 불합격자가 반드시 많을 것인데도, 어사화와 홍패지를 마련해서 바치라는 명은 아직 변통하지 않았습니다. 먼 지방의 과거 시험 응시자들은 이같은 흉년을 만나 먹을 거리를 마련하기도 어려울 것인데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기도 전에 어사화와 홍패지를 마련해서 바치도록 하고 있으니, 매우 민망스럽습니다. 이미 바친 자는 비록 도로 돌려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직 바치지 않은 자는 전시에 합격한 뒤에 마련하여 바치도록 하면 뒤섞어 받아들여서 백성을 속이게 되는 폐단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니, 〈편리하고 합당할 듯합니다.〉 해조로 하여금 결정하여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8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331면
- 【분류】인사-선발(選拔) / 재정-국용(國用)
○庚申七月初九日甲申政院啓曰: "萬科設行初試入格者, 當爲及第, 故該曹請使外方列邑, 從其入格數, 備納賜花及紅牌紙, 則官不自備, 而使入格者措備矣。 今者改行殿試, 落者必多, 花紙備納之令, 尙未變通。 遠方擧子等, 値此凶歲, 口資亦難, 而得失未決之前, 貿納花紙, 極爲悶迫。 其已納者, 雖不可還給, 而其未納者, 使於殿試入格後備納, 則可除混捧罔民之弊, (似爲便當)。 請令該曹定奪(施行何如?)" 從之。
- 【태백산사고본】 53책 53권 87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3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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