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학 이이첨이 후진 양성을 위해 박홍미 등을 선출하여 입계하다
대제학 이이첨이 아뢰기를,
"우리 나라는 평소 문헌의 명성이 있는데, 근래에 배양이 흐지부지하여 육성의 효과가 없습니다. 신과 같이 재주없는 사람이 문형의 자리에 오래도록 웅거하여 필연(筆硯)의 일에 힘을 다하고 글쓰는 공부에 가슴을 태우고 있으나 노쇠함이 점점 임박해지자 정신이 나날이 감소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지 후진을 끌어올려 향기를 옮겨 영특한 이에게 주고 싶어서 감히 당하관 몇 명을 별도로 기록하여 아룁니다. 이 사람들은 혹 경사(經史)를 널리 상고하기도 하였고 혹은 문사가 화려하기도 하며 혹은 나이 젊고 영민하기도 하니, 진실로 가려 뽑아 장려하여 주는 것이 합당하겠습니다. 선대 조정의 구례에 의거하여 별지제교(別知製敎)라 칭하고 한산한 사람도 모두 직위를 부여하여 글에 전념하게 한다면 그 누가 분발하여 갈고 닦아 스스로 그 예업(藝業)을 성취하지 않겠습니까.
박홍미(朴弘美)·윤광계(尹光啓)·이준(李埈)·김계도(金繼燾)·이광윤(李光胤)·허적(許摘)·조익(趙翼)·이민구(李敏求)·이식(李植)·유여각(柳汝恪)·김시국(金蓍國)·이명한(李明漢)·서국정(徐國楨)·이경여(李敬輿)·오숙(吳䎘)·김기종(金起宗)·황중윤(黃中允)·홍명형(洪命亨)·정광경(鄭廣敬)·남이웅(南以雄)·황뉴(黃紐)·신천익(愼天翊)·유창문(柳昌文)·김진(金搢)·심지명(沈之溟)·유흠(柳𢡮)·권의(權誼)·임기지(任器之)·이경헌(李景憲)·임흥후(任興後)·조유선(趙裕善)·이제(李穧)·차운로(車雲輅) 등을 입계합니다."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답하였다. 【이때 이이첨이 공론에 용납되지 않는 줄을 스스로 알고 군중의 분노를 잠재우고 자기의 사욕을 이루려고 이러한 계사가 있었으니, 계획이 역시 졸렬하다. 】
- 【태백산사고본】 50책 50권 39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239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大提學李爾瞻啓曰: "我國素以文獻著稱, 而近來培養廢弛, 作成無效。 如臣不才, 久據文衡, 殫力於筆硯之役, 焦思於雕篆之工, 衰老漸迫, 精神日耗。 只願推轂後進, 遷香遺雋, 敢以堂下若干人, 別錄以啓。 此人等或博考經史, 或詞章藻麗, 或年少㯋敏, 誠宜簡拔, 以示獎翊。 依先朝舊例, 稱爲別知製敎, 閑散者亦皆付職, 使之專意文翰, 則孰不奮發淬礪, (自)成其藝業乎? 以朴弘美、尹光啓、李埈、金繼壽、李光胤、許䙗、趙翼、李敏求、李植、柳汝恪、金蓍國、李明漢、徐國楨、李敬輿、吳䎘、金起宗、黃中允、洪命亨、鄭廣敬、南以雄、黃紐、愼天翊、柳昌文、金搢、金揚善、李志定、沈之溟、柳𢡮、權誼、任器之、李景憲、任興後、趙裕善、李穧、車雲輅等入啓。" 答曰: "依啓。" 【時, 爾瞻自知爲公議所不容, 欲以弭息衆怒, 兼濟己私, 有此啓辭,計亦拙矣。】
- 【태백산사고본】 50책 50권 39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239면
- 【분류】인사-관리(管理) / 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