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정 조정이 차관에게 아군의 전사자 기록을 바친 일을 아뢰다
우의정 조정(趙挺)이 아뢰었다.
"신이 명을 받고 차관이 유숙하는 곳에 찾아가니, 차관이 말하기를 ‘내가 오게 된 것은 국왕에게 위로를 드리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본국의 전사한 장관(將官)이 누구이며 전사한 군졸이 얼마인가를 자세히 알아 천조에 보고하려는 것입니다.’ 하므로, 신이 대답하기를 ‘우리 나라의 전사한 장관과 군졸을 기록하여 1본을 이미 바쳤습니다. 도망하여 돌아온 사람의 말을 들으니, 교 유격(喬遊擊)이 전쟁에 패배한 후 중영(中營)에 들어와서 나뭇 가지에 목을 매어 벼랑에 떨어져 죽었다 하고 유 도독(劉都督)은 시종 힘껏 싸우다 마침내 사막에서 죽었다고 하였는데, 그 당당한 대절(大節)이 혹시라도 묻혀질까 염려되어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하였더니, 차관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이들은 모두가 전쟁에 패배한 장수이니 비록 어쩌다 목숨을 바쳤다 하더라도 무엇을 취할게 있겠습니까.’ 하였습니다. 신이 또 말하기를 ‘강홍립 등은 원수가 된 몸으로 포로가 됨을 면하지 못하였으므로 온 나라의 신민들치고 통분해 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고 하니, 차관이 말하기를 ‘천조의 장수가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여 조선의 군병을 패몰하게 하였습니다.’고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49책 49권 113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227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야(野) / 군사(軍事)
○右議政趙挺啓曰: "臣承命到差官所館處, 差官曰: ‘俺之委來, 非但致慰于國王, 只欲詳知本國陣亡將官誰某, 戰卒幾許, 轉報天朝耳。’ 臣對曰: ‘我國陣亡將卒, 已爲開錄一本呈進矣。 得聞逃還人之言, 喬遊擊戰敗之後, 來到中營, 結項懸于樹枝, 墜崖而死, 劉都督終始力戰, 竟死於沙場(中), 其堂堂大節, 恐或泯滅, 如是言及矣。’ 差官笑曰: ‘此皆敗軍之將, 雖或致死, 何足取也?’ 臣又曰: ‘姜弘立等身爲元帥, 未免被擄, 一國臣民, 莫不痛惋。’ 差官曰: ‘天朝之將, 不能節制, 使朝鮮兵敗沒耳。’"
- 【태백산사고본】 49책 49권 113장 A면【국편영인본】 33책 2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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