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중초본]128권, 광해 10년 5월 13일 경자 5번째기사
1618년 명 만력(萬曆) 46년
우의정 민몽룡의 졸기
민몽룡(閔夢龍)이 죽었다. 몽룡은 용렬한 비부(鄙夫)로서 세상의 버림을 받고 오래도록 서위(西衛)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정인홍(鄭仁弘)이 한 번 보고는 남명(南冥)095) 의 기절(氣節)이 있다고 하여 극력 천거하였다. 그러다가 대론(大論)이 나오자 앞장서서 떠맡고 나서면서 이이첨과 합동으로 한마음이 된 결과 갑자기 전부(銓部)로 들어가게 되었고 곧바로 정승의 지위에 올랐다. 폄손하는 절목(節目)을 의논할 적에 뻐기면서 의정부에 앉아 턱으로 지시하고 입으로 부르는 등 의기양양했었는데 그 모임이 파하기도 전에 갑자기 뻐개지는 듯한 두통을 느끼고 부축받아 나갔다. 그 길로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다가 이때에 이르러 죽었는데 사람들이 천벌을 받았다고들 하였다. 그 아내와 장자 민준철(閔濬哲)도 잇달아 죽었다. 〈민선철(閔宣哲)은 유효립(柳孝立)의 옥사에서 죽었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45권 105장 B면【국편영인본】 33책 88면
- 【분류】인물(人物)
- [註 095] 남명(南冥) : 조식(曹植)의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