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헌부가 부정을 저지른 임용길과 백대형을 탄핵하다
사헌부가 아뢰기를,
"근래에 수령과 변방 장수들 중에는 군민(軍民)을 침학하여 군량을 마련하거나 무기를 제조한 다음 서로 상을 받을 궁리를 합니다. 그리하여 관작을 함부로 받아내는 자들이 셀 수 없이 많으므로 명기(名器)가 날로 흐려지고 있으니, 식견있는 자들이 한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함경 감사의 서장(書狀)을 보건대, 훈융 첨사(訓戎僉使) 임용길(林龍吉)은 군수물자를 특별히 마련했다는 것으로 새로이 당상직에 올랐는데, 막상 점고를 실시해 보니 새로 마련한 물품이 없을 뿐만 아니라 품목에도 없는 숫자가 매우 많았습니다. 조정을 기만한 그의 죄를 엄중하게 다스려서 다른 사람들을 경계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용길을 잡아다가 법률에 따라 죄를 정하도록 하소서.
승정원의 직책은 임무가 막중한 만큼 그전부터 신중을 기하여 뽑았던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동부승지 백대형(白大珩)은 성품이 본래 음탕하고 행실이 짐승같아서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대간의 논핵도 누차 받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본직에 제수되자 물의가 들끓고 있으며 더럽게 여기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을 근밀한 자리에 두어 명기(名器)를 더렵혀서는 안 됩니다. 파직시키라고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백대형은 체차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3책 43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관리(管理) / 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
○丁巳十二月二十五日丙辰司憲府啓曰: "近者守令、邊將侵虐軍民, 或備軍糧, 或措軍器, 爭圖賞典。 濫授官爵者, 不可勝數, 名器日混, 識者寒心。 今見咸鏡監司書狀, 訓戎僉使林龍吉, 以別備軍物, 新陞堂上, 而及其點考, 不惟無新造之物, 無面之數極多, 其欺罔朝廷之罪, 不可不重治而警他。 林龍吉拿鞫, 依律定罪。 喉舌之職, 爲任極重, 自古愼簡, 其意有在。 同副承旨白大珩, 性本淫悖, 行若狗彘, 見棄人類, 累被臺評。 及授本職, 物議沸騰, 莫不唾鄙。 如此之人不可置在近密, 以汚名器。 請命罷職。" 答曰: "依啓。 白大珩遞差。"
- 【태백산사고본】 43책 43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인사-관리(管理) / 인사-임면(任免)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법-탄핵(彈劾) / 군사-군정(軍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