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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121권, 광해 9년 11월 28일 기축 9번째기사 1617년 명 만력(萬曆) 45년

폐비 문제를 공론에 따라 처리하기를 청하는 생원, 진사 등의 상소

생원 지성해(池成海), 진사 김이일(金以一) 등이 상소하기를,

"삼가 생각건대, 신들이 비록 초야에 묻혀 있지만 임금을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대의(大義)에 관계되는 일에는 저도 모르게 분발하게 됩니다.

아, 저주를 자행하여 자기가 낳은 자식을 임금으로 세우려고 꾀한 데 대해서는 차마 들을 수가 없습니다. 변란이 한집안에서 생겨나 화변이 원릉(園陵)에까지 미쳤으니 말을 하자면 숨이 끊어지는 것 같고 생각하자니 소름이 끼칩니다. 역적의 잔당은 제거했으나 그 뿌리가 아직 그대로 있는 한 베어내도 다시 자랄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심이 극악해져서 임금을 원망하는 것이 풍습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임금의 원수를 좋은 기화로 삼고자 하는 한 종묘 사직을 위한 대계를 누가 주장한단 말입니까. 중대한 논의가 결정되지 않음에 따라 사람마다 의심하고 있습니다. 아, 힘센 맹분(孟奮)도 망설이고만 있으면 아이들이 이길 수 있으며, 붙기 시작한 불도 끄지 않으면 장차 산등성이를 태우게 되는 법입니다. 중대한 논의가 일단 제기된 이상 머뭇거리기 어려우니, 유생들이 진정을 피력한 것을 어찌 소견이 없다고 하겠습니까.

신들은 이름이 성균관에 올라 있지만 멀리 떨어진 시골 출신입니다. 처음으로 서울에 왔으니 성균관 유생이 올린 상소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성상의 은택은 바다처럼 넓은 반면에 신의 죄는 산과 같이 큽니다. 천리 밖에 외로이 있으므로 조정의 의논을 알지 못합니다만 임금을 생각하는 정성이 깊기 때문에 감히 우둔한 말을 올리는 바입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흔쾌히 공론을 따르시고 큰 의리를 밝게 내세우셔서, 이론(異論)이 완전히 해소되게 하고 귀신과 사람의 분노를 씻게 하소서. 그리하신다면 이보다 다행스러운 일이 없겠습니다."

하였는데, 의정부에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10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61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변란-정변(政變) / 사상-유학(儒學) / 왕실-비빈(妃嬪) / 사법-탄핵(彈劾)

○生員池成海、進士金以一等上疏曰: "伏以臣等身雖草野, 念切君父, 大義所在, 不覺奮發。 嗚呼! 咀呪謀立, 慘不忍聞。 變生肘腋, 禍及園陵, 言之絶氣, 思之痛骨。 孽芽雖除, 本根猶在, 斬而復生, 理固然也。 尤可畏者, 人心極惡, 怨上成風。 莫大君讐, 欲作奇貨, 宗社至計, 主張何人? 大論未決, 群疑滿腹。 嗚呼! 孟賁猶豫, 童子能勝; 炎炎不撲, 將至燎原。 大論一發, 難可趑趄, 諸儒瀝血, 豈無所見? 臣等名編國庠, 遠鄕曲, 初來京邸, 未齒館, 聖澤河海, 臣罪丘山。 千里孤蹤, 未知朝議, 但深愛君之誠, 敢獻聾瞽之說。 伏願殿下快從公論, 昭擧大義, 使異端氷釋, 神人雪憤, 幸甚。" 啓下議政府。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10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61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변란-정변(政變) / 사상-유학(儒學) / 왕실-비빈(妃嬪)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