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제가 조선 국왕에게 보낸 칙서와 선물
황제가 조선 국왕에게 칙서를 보내기를,
"예부의 제목에 근거하건대, 그대의 아비 소경왕(昭敬王) 이휘(李諱)의 둘째 아내인 김씨는 바로 왕의 생모이다. 왕이 왕위에 오른 이래로부터 독실하게 노력해 왕업을 다시 일으켰는데, 생모를 왕비로 책봉할 것을 요청하였기에 이미 규례대로 왕비의 칭호를 추후로 책봉하고 고명을 주었으니 자애와 효성이 드러났다. 그리고 조례(條例)에 비추어 관복은 자체적으로 갖추게 하였더니, 왕이 배신(陪臣)을 다시 파견하여 두 번 세 번 요청하였는데 그 말이 간절하므로 부(部)와 과(科)에 지시하여 참작 토의하게 하였으나 둘째 아내를 본처와 동등하게 보기가 어려우므로 윤허하여 따르기에는 합당하지 않다고 하였다.
내가 생각건대, 그대의 어미는 번왕(藩王)을 낳아 길러서 조선의 왕위를 잇게 하였다. 어미가 아들로 인하여 귀하게 되는 것은 인정과 사리로 보아 당연한 일이며 이미 큰 경사를 받았으니 응당 법도에 맞는 옷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에 특별히 격식을 깨뜨리고 은혜를 베풀어 관복과 선물을 비롯한 물건을 줄 것을 승락하고, 파견되어 온 배신인 김존경(金存敬) 등에게 싸서 가지고 돌아가게 하니, 물건이 도착하거든 수령하도록 하라. 그래서 칙서를 받는 영광을 새롭게 내리고 어미를 사모하는 마음을 길이 위로한다. 왕은 마음을 결백하게 하여 작은 나라를 견고하게 지킴으로써 효행과 충성을 표창하는 나의 지극한 뜻에 보답하도록 하라. 공경할지어다. 그러므로 유시한다."
하고, "조선 국왕의 생모 김씨에게 아래와 같이 선물 목록을 적어 보낸다." 하였는데, 목록은 다음과 같다.
"비취빛 구슬로 꾸민 칠적관(七翟冠) 1개, 차향색소(次香色素)의 예복갑(禮服匣) 1개, 여자가 가지는 상아홀(象牙笏) 1개, 목홍(木紅) 빛 명주로 된 판자 상자 1개, 다홍빛 생모시에 초록빛 안을 댄 큰 옷 1건, 푸른빛 모시에 금빛 꿩을 둥글게 수놓은 겹배자 1건, 푸른 실로 짠 무늬 없는 비단에 금빛 나는 꿩과 학을 둥글게 수놓은 치마 1건, 녹색 꽃무늬 비단에 꿩을 수놓고 안을 받친 단삼(團杉) 1건, 암홍색 꽃무늬 비단 겹치마 1건, 암청색 꽃무늬 비단 겹치마 1건, 붉은 보자기 1개, 꽃무늬를 잘게 놓은 비단 4필, 다홍빛 천 1필, 청색 천 1필, 앵가록(鶯歌綠) 1필, 취익(翠益) 1필, 줄이 진 무늬 없는 비단에 꽃무늬를 잘게 놓은 천 4필."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34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王室)
○皇帝勅諭朝鮮國王: "據禮部題稱, 爾父昭敬王【諱】副室金氏, 乃王之生母也。 自王嗣位以來, 篤念劬勞, 復興大業, 奏請封典, 已經如制, 追封妃號, 給與誥命, 慈孝俱彰, 忠禮兼著。 仍照條例, 令自備冠服, 王復差陪臣, 奏請再三, 情詞懇切。 準下部、科酌議, 以庶難匹嫡, 未合允從。 朕念爾母誕育藩王, 贊承東國。 母以子貴, 情理攸宜, 旣荷鴻庥, 宜膺象服。 玆特破格貤恩, 允給冠服、綵幣等件, 就付差來陪臣金存敬等齎廻, 至可收領。 聿新綸綍之華, 永慰杯棬之慕。 王宜精白乃心, 鞏固藩采, 副朕體孝表忠至意。 欽哉! 故諭。" 計開: 朝鮮國王生母金氏一位。 珠翠七翟冠一頂、次香色素禮服匣壹坐、象牙女笏一枝、木紅平羅綃金夾包袱貳條、礬紅紬板箱壹筒、大紅素紵綠夾大衫壹、件靑紵綠綵繡圈金翟夾褙子壹件、靑線羅綵繡圈金翟鷄霞帔一件、綠暗花紵絲綴繡翟補子夾團衫壹件、紅暗花紵絲夾裙壹件、靑暗花紵絲夾裙壹件、紅布包袱壹件、紵絲暗細花肆匹、大紅壹匹、靑壹匹、鶯歌綠壹匹、翠益壹匹、線羅暗細花肆匹。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634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王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