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강화도의 해변에 목책을 설치하기를 청하다
비변사가 회계하기를,
"강화도는 본래 해상의 고도(孤島)이니, 의외에 적선이 정박할까 염려하여 해변의 여러 곳에 목책(木柵)을 설치하자고 한 것은 사실 일리가 있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한 부(府)의 힘으로 섬주위의 배가 정박할 수 있는 모든 곳에 목책을 설치하기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본도의 감사가 다시 십분 자세하게 헤아려 계문한 뒤에 인근의 각 고을에 편리한 쪽으로 나누어 배정하게 하소서.
전선(戰船)은 경강(京江)에 머무르고 있는 주사(舟師)에게 소속된 것 중에서 한 척을 본부로 이송시켜 수리하고 또 수군을 준비하게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한 척의 전선으로는 유사시의 용도에 부족하니, 통영(通營)이나 수영(水營)에서 건조하여 강화도로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덕진(德津)·승천부(升天府)·고암(羔巖)·갑곶진(甲串津) 등의 여러 곳에 관방(關防)을 설치하는 일도 감사로 하여금 형세를 상세히 살피고 물자와 힘을 헤아려서 일시에 함께 설치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중에서 가장 긴요한 곳에 설치하는 일을 참작하여 계문한 뒤에 처치하게 하소서.
바다를 방비할 책임은 실로 수사(水使)와 월곶(月串)·정포(井浦) 등의 진(鎭)에 있으니, 엄격하고 분명하게 신칙하여 적도들이 바다를 건너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참으로 급선무입니다. 다만 각진에서 나누어서 지키는 수군의 숫자가 많지 않은데, 사부(斜付)의 길이 매우 넓어서 수졸들이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영(水營)에서 명목을 만들어 혹은 베나 목면을 징수하고 혹은 방비하러 입번하는 군졸의 숫자를 감하여 한 달에 탈취하는 수가 3, 4십 명이나 되며 적어도 2, 3십 명을 밑돌지 않습니다. 그렇게 징수한 가포(價布)가 마침내 주장(主將)의 사사로운 용도로 쓰여지는데, 그들이 멋대로 탈취하는 것이 이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수군을 설립한 것은 오로지 방수(防戍)를 하기 위한 것인데, 격군(格軍)과 전선·병선의 도사공(都沙工)을 수색하여 모두 가포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주장의 소행이 이와 같은데도 적을 잡는 데에 게을리하는 죄는 으레 변장(邊將)에게 돌아가 결국 방비가 허술하게 되고 마니 실로 한심합니다. 이런 폐단이 이미 고질화되어 어느 곳이나 다 똑같으니, 이런 뜻으로 제도(諸道)의 수사와 감사·병사들에게 두루 하유하여 베를 징수하고 군졸을 내보내거나 군졸을 줄이고 나누어 방비하는 등의 폐단을 일체 혁신하여 난후의 누적된 폐단을 답습하지 말고 방비에 전력하게 하소서. 그리고 모든 감·병사들에게 곧바로 각 진과 포에 두루 알려 착실히 거행하게 하소서."
하니,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9책 29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323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역(軍役) / 사법-탄핵(彈劾)
○備邊司回啓曰: "江華自是海中孤島, 慮有意外賊船之來泊, 欲立木柵于海邊諸處, 亦有意見。 而一府之力, 勢難遍立於環島泊船之處。 令本道監司, 更爲十分詳量啓聞後, 隣近各官, 隨便分定。 戰船則以京江留泊舟師所屬一隻, 姑先移送于本府, 使之修葺, 且備水手。 而一隻船, 不足爲緩急之用。 或如統營, 或如水營, 造船送于江華。 德津、升天府、羔巖、甲串津諸處設關之事, 則亦令監司, 審察形勢, 揣度物力, 雖不能竝設, 而其中最爲要害處設立事, 參酌啓聞處置。 海防之責, 果在於水使及月串、井浦等鎭, 嚴明申飭, 使賊徒不敢越海而來, 誠爲急務。 但各鎭分防之水軍, 其數不多, 而斜付之路甚廣, 水卒以此, 不堪其苦。 加之以水營作爲名目, 或徵布, 或徵木, 或減入防之數, 每朔奪用, 不下三四十名, 小不下二三十名。 收其價布, 終入主將私用, 其橫奪至此。 水軍設立, 專爲防戍, 而搜討格軍、戰兵船都沙工, 竝爲奪徵價布。 主將之所爲如此, 而不勤捕賊之罪, 例歸於邊將, 終至邊防虛疎, 誠可寒心。 此弊已痼, 無處不然。 仍將此意, 遍諭諸道水使及監兵使, 徵布放軍, 減數分防等弊, 一切痛革, 勿踵亂後積弊, 使之專力於防備。 令諸處監兵使, 劃卽通諭各鎭浦, 着實擧行。" 從之。
- 【태백산사고본】 29책 29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323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중앙군(中央軍) / 군사-관방(關防) / 군사-군역(軍役) / 사법-탄핵(彈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