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상시가 제향에 쓸 중포에 대해 건의하다
봉상시(奉常寺)가 아뢰기를,
"제향(祭享)에 사용할 물건들은 오직 정결하게 해야 하는데, 중포(中脯)를 만들 때에 반드시 고기결이 가늘고 물렁물렁해진 뒤에 비로소 합쳐서 두들겨 편(片)을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으레 구더기가 생기게 되고, 사람이 먹지 않는 고기를 섞어서 포를 만든 것도 많습니다. 그러니 제작 과정에서의 불결한 형상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옛날부터 그대로 따르고 고치지 않은 것은, 그렇게 하면 견고하여 오래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이러한 것을 알고서도 그대로 사용한다면 매우 미안한 일입니다. 평시에 언제나 포(脯) 밖에다 생산한 고을 이름을 새기는데, 만일 불결한 것이 드러나면 그 고을 수령을 죄줄 것을 청하였기 때문에 불결한 일이 지금처럼 심하지 않았습니다. 이후로는 각 고을이 바치는 중포는 조포(條脯)로 대신하게 하고 길이와 두께는 비록 중포와 서로 같지 않더라도 그 근량 수는 같게 해서 십분 정결하게 만들도록 해사로 하여금 각별히 상정(詳定)하게 하여, 대사(大祀)나 중사(中祀)의 각위(各位)에 이것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8책 28권 9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317면
- 【분류】식생활-기명제물(器皿祭物)
○甲寅六月十八日己亥奉常寺啓曰: "祭享所屬, 惟在精潔, 而中脯造作之際, 必待肉理細爛, 然後始得合擣作片, 故夏月例爲生蛆, 雜以人所不用之肉而爲脯者亦多。 其間不潔之狀, 有難形言。 自古因循不革者, 以爲堅固耐久也。 然旣知其如此, 而仍因用之, 殊極未安。 平時每於脯外, 刻其邑名, 若有不潔現發之事, 則請罪其邑守令, 故不潔之事不至於今日之甚。 自今以後, 各官所納中脯, 代以條脯, 長短厚薄, 雖不與中脯相同, 使其斤兩數相同, 十分精造, 令該司各別詳定, 大中祀各位, 以此用之何如?" 從之。
- 【태백산사고본】 28책 28권 97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317면
- 【분류】식생활-기명제물(器皿祭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