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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63권, 광해 5년 2월 23일 신해 1번째기사 1613년 명 만력(萬曆) 41년

양사가 합계하여 이의신을 벌주고 교하의 명을 거두기를 청하다

양사가 합계하기를,

"이의신은 하찮은 일개 술관(術官)일 뿐이므로 그 소장의 요망하고 허탄함은 변론할 것도 없지마는, 그 중에서도 이른바 왕기(王氣)가 이미 다하였다는 말은 과연 신하로서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왕자(王者)가 있는 곳에는 기(氣)가 반드시 따르는 것인데, 이미 다하였다고 말한다면 이는 의신이 임금이 있는 줄 알지 못하고 종사(宗社)가 있는 줄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생각건대, 우리 조정이 나라를 세운 지 지금 2백 년이 되었습니다. 태평한 정치가 고금에 뛰어났는데, 중간에 비색한 운수를 만나서 다시금 왕령(王靈)을 떨쳤으니 아름다운 기운이 여전히 왕성하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괴이한 의견으로 감히 요사스러운 설을 일으켜 위로는 임금의 귀를 기만하고 아래로는 뭇사람의 마음을 당혹시킨 바람에 나라 안팎이 놀라 기상이 참혹하여 하루도 보존하지 못할 듯합니다. 그러므로 의신의 살을 만 갈래로 찢어도 그 악함을 징계하기에 부족한데 성상께서는 죄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설을 믿으시고 심지어 가 살피라는 명까지 내리셨습니다. 대저 교하(交河)는 일개 작은 현(縣)인데다 포구에 치우쳐 있어 성을 쌓고 부서를 만들기에는 결코 적소가 아닙니다. 이러한 것은 이웃 나라에 들리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의신의 죄를 왕법으로 용납하기 어려우니, 법률에 따라 정죄하시고 가 살피라는 명을 빨리 취소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의신은 자기의 술(術)로 충성스러운 말을 다하였으니 무슨 죄줄 만한 일이 있는가. 무릇 일이 지나치면 잘못되는 법이다. 번거롭게 논하지 말라."

하였다. 【이에 앞서 왕이 이의신에게 교하의 일을 상소하도록 은밀히 명하였다. 심지어는 관상감 정 정사륜(鄭思倫)에게 상소할 날을 가려 부치게 하였기 때문에, 비록 온 조정이 다투어 탄핵하였으나 끝내 따르지 않은 것이다. 】


  • 【태백산사고본】 22책 22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153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왕실-행행(行幸)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癸丑二月二十三日辛亥兩司合啓曰: "李懿信, 幺麽一術官耳。 其疏之妖誕誣妄, 不足多辨, 而其中所謂王氣已盡之說, 此果人臣所敢言者乎? 王者所在, 氣必隨之, 謂之已盡, 則是 懿信 不知有君上也, 不知有宗社也。 惟我祖宗開基定鼎, 二百年于玆。 太平之治, 逈出前古, 運値中否, 再振王靈, 佳氣之猶旺, 從可知矣。 不料怪, 敢倡妖說, 上以欺瞞聖聽, 下以驚惑衆心, 中外恟懼, 氣象愁慘, 若不保朝夕。 雖磔懿信之肉萬段, 不足以懲其惡, 聖上不唯不罪, 反信其說, 至下往審之命。 夫交河一小縣, 僻在海港, 築城開府, 決非其所, 此不可使聞於隣國。 懿信之罪, 王法所難容, 請依律定罪, 亟寢往審之命。" 答曰: "懿信以其術, 盡忠言, 有何可罪之事乎? 凡事過則謬矣。 勿爲煩論。" 【先是, 王密令 懿信, 上疏言交河事, 至令觀象監正鄭思倫, 擇封疏日以付之, 故雖擧朝爭劾, 而終不允從。】


  • 【태백산사고본】 22책 22권 41장 A면【국편영인본】 32책 153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사법-탄핵(彈劾) / 왕실-행행(行幸)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