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빈을 정하고 교서를 반포하다
세자빈(世子嬪)을 정하였다. 〈백관에게 한 자급씩 더해주고 삭직첩을 도로 내준 다음〉 교서(敎書)를 반포하였다. 교서는 다음과 같다.
"왕은 이르노라. 해와 달이 제자리에 있어 국본(國本)이 한결 훌륭해짐을 경하(慶賀)하고, 대혼(大婚)은 예(禮)가 엄숙하여 천생 연분의 어울림을 기뻐하는 법이다. 이제 아름다운 일이 비로소 거행됨을 맞아 널리 알려 두루 퍼지도록 하노라.
생각건대, 원사(元嗣)의 착함은 일찌감치 여민(輿民)의 기대를 매었고, 배필을 정해 주고픈 생각은 실로 부모로서 다같은 생각이다. 좋은 짝을 얻어 종사(宗社)의 중임을 계승하게 하고자 생각하여, 이에 세자 시강원 설서 박자흥(朴自興)의 딸 박씨(朴氏)를 왕세자빈(王世子嬪)으로 정하였다. 충효(忠孝)스런 명벌(名閥)로서 평소부터 덕을 쌓아 온 집안으로 일컬어졌고, 유순하고 갸륵한 태도는 진실로 세자의 짝으로 어울린다. 칭찬이 이미 궁중 안에 퍼졌으니, 경사스러움은 실로 가방(家邦)에 관계된다. 기쁜 일에 어찌 추은(推恩)을 우선하지 않겠는가. 욕의(縟儀)는 장차 후일을 기다리겠다. 이에 관직에 있는 자에게 각기 한 자급을 올려 주고, 자궁(資窮)인 자는 대가(代加)하도록 명하노라. 아, 가아(佳兒)·가부(佳婦)에게 부탁을 하였으니 내 다시 무엇을 걱정하겠는가. 착한 백성, 착한 사람들의 복록을 하늘이 신명(申命)할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9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644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
○定世子嬪, 加百官一資給削職牒。 頒敎書: "王若曰。 重明位正, 慶國本之增休; 大婚禮嚴, 喜天作之叶吉。 玆當嘉事之肇擧, 寔用渙號之誕敷。 念惟元嗣之良, 夙繫輿民之望, 願爲有室, 寔惟父母之心。 思得好逑, 俾承宗祀之重, 乃以世子侍講院說書朴自興女朴氏, 定爲王世子嬪。 忠孝名閥, 素稱積德之門; 柔嘉令姿, 允合少陽之耦。 譽旣洽於宮壼, 慶實關於家邦。 忻悰盍先於推恩? 縟儀且待於蠲日。 玆命在官者, 各加一資, 資窮者代加。 於戲! 佳兒、佳婦付托, 予復何憂? 宜民宜人, 福祿天其申明命。"
- 【태백산사고본】 15책 15권 9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644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