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중초본]39권, 광해 3년 3월 4일 갑진 2번째기사
1611년 명 만력(萬曆) 39년
사간원이 전라 병사 유승서가 인심을 동요시킨 것으로 국문하기를 청하다
사간원이 아뢰었다.
"장수가 된 자는 비록 대적이 국경에 쳐들어 오더라도 의연히 동요되지 않고 군사의 마음을 진정시키기에 힘써야 합니다. 그런데 전라 병사 유승서(柳承瑞)는 지난번에 열읍에 관문을 보내어 대소 군정으로 하여금 각자 미숫가루와 미투리 등의 물품을 준비하게 하였습니다. 그뒤 어리석은 백성들이 놀라고 의혹하여 유언비어가 널리 퍼진 바람에 오로지 마시고 먹는 것을 일삼아 농사를 지을 뜻이 없고, 사람들이 모두 짐을 꾸려놓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심한 경우는 노인과 어린아이를 거느리고 미리 피난할 계획을 세우기까지 하니, 장차 막을 도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봄을 당해 병사를 훈련하여 변란을 대비하는 것은 진실로 당연한 일이지만 무익한 영을 내려 인심을 동요시켜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속히 명을 내려 유승서를 잡아들여 국문한 다음 죄를 정해서 인심의 의혹을 진정시키소서."
- 【태백산사고본】 14책 14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60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군사-군정(軍政) / 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