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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31권, 광해 2년 7월 7일 경술 5번째기사 1610년 명 만력(萬曆) 38년

중국 사신의 하마연을 곧바로 시행토록 재차 독촉하다

〈미시(未時)에〉 왕이 사신이 묵고 있는 곳에 나아가 광통교(廣通橋)에 이르렀을 때 왕 상공(王相公)이 와서 말하기를,

"노야(老爺)께서 더위에 지쳐 몸이 매우 평안치 못하니, 오늘은 서로 만나지 못할 듯합니다."

하였다. 왕이 이르기를,

"저들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도리는 마땅히 관소 앞에 가서 말을 만들어 청하는 것이 예이다."

하고, 남별궁 문밖에 이르렀는데, 왕 상공이 길 왼편에 서서 사신의 뜻을 전하기를,

"전하께서는 그냥 돌아가십시오."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막차(幕次)로 갔는데, 유희분이 아뢰기를,

"아침에 전하께서 더위가 지나간 뒤에 나아가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사신도 더위가 지나간 뒤에 만나겠다는 말을 하였는데, 지금 한사코 거절하니, 이는 반드시 크게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관반, 원접사에게 상의하여 연회를 청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2백 년 동안 통행되어 온 예를 오늘에 폐지해서는 안 되니, 이러한 뜻을 가지고 말을 잘 만들어 다시 요청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11권 80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549면
  • 【분류】
    외교-명(明)

(未時,) 王詣天使所館處。 行到廣通橋, 王相公來言: "老爺中暑, 氣甚不平, 今日恐未得相會矣。" 曰: "彼雖不許, 在我之道, 當進詣館下, 措辭請之, 禮也。" 至南別宮門外, 王相公立於路左, 致天使之意曰: "請殿下過去。" 因就幕次。 希奮啓曰: "朝者自上有暑退後進詣之言, 天使亦曰: ‘暑退後相會。’ 而今乃牢拒, 必有所大望者。 請令大臣、館伴、遠接使相議, 請宴何如?" 傳曰: "允。 二百年通行之禮, 不可獨廢於今日, 以此意善爲措辭更請。"


  • 【태백산사고본】 11책 11권 80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549면
  • 【분류】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