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에서 중국 광녕에 부임한 양호와 마귀에게 인정을 내릴 것을 청하니 허가하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주청사 하인이 들은 바에 따르면, 경리(經理) 양호(楊鎬)가 다시 기용되어 광녕 도어사(廣寧都御史)가 되고, 제독(提督) 마귀(麻貴)가 광녕 총병(廣寧總兵)이 되었다 합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우리 나라에 큰 공로가 있으니, 우리 입장에서 문안을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합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는 현재 서북 지역의 우환이 있으니, 뜻밖에 중국에 관유(關由)할 일이라도 있게 되면 광녕이 제일 먼저 객을 맞이하는 지역이 됩니다. 여유가 있을 때는 남 보듯이 하다가 급하게 되면 호소하는 것은 참으로 비루한 사람이나 하는 짓입니다. 후일을 위한 계책도 더욱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별도로 게첩(揭帖)을 갖추고 예단(禮單)을 마련하여 그 당시에 그의 문하관과 친숙하게 지내던 통사(通事)를 차출해 보내, 먼저 문하관을 만나서 ‘외국(外國)의 예(禮)가 엄격하여 본래 감히 함부로 엄한 위엄을 무릅쓰지 못하였는데, 이 새 임금이 옛날 도와준 감사한 은혜에 차마 묵묵히 있을 수 없어 삼가 하집사(下執事)를 통하여 멀리에서 정성을 바친다.’고 말을 잘한 뒤에 바치고, 겸하여 그곳의 사정과 근래 오랑캐의 정세가 어떠한가도 살피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겠습니다."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126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529면
- 【분류】외교-명(明)
○庚戌四月十七日壬辰備邊司啓曰: "因奏請使下人, 得聞楊經理鎬起廢爲廣寧都御史, 麻提督貴爲廣寧摠兵。 玆二人者, 俱有大功於我, 似不當闕然無問。 且我國方有西北之憂, 脫有關由於天朝之事, 則廣寧先爲待客之地。 緩則視同楚、越, 急則求以呼號, 誠鄙人之態。 後日之計, 尤不可不慮。 似當別具揭帖, 副以禮單, 差送其時門下、稔熟通事, 先見門下官, 具言‘外國禮截, 本不敢妄冒嚴威, 而惟是新君, 感念疇昔拯濟之恩, 不忍泯默, 謹因下執事, 以致遠誠’, 以此善爲措辭, 然後呈納, 兼察本處事體及近日虜情如何爲當。 敢啓。" 傳曰: "依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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