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광해군일기[중초본] 25권, 광해 2년 2월 13일 기미 7번째기사 1610년 명 만력(萬曆) 38년

영건청의 혁파 문제에 대해 불가함을 전교하다

전교하였다.

"근래 영건청을 혁파하자는 일로 삼사가 논열하는데 그 말이 매우 옳다. 그래서 나는 매번 감탄하였다. 나도 사람의 도리를 조금은 아는데 이처럼 백성이 곤궁하고 재정이 바닥나 나라일이 극히 어려운 때에 토목 공사를 일으키는 것이 불가한 일인 줄을 어찌 모르겠는가. 다만 신책방(新冊房)을 기어이 지으려 하는 것은 하릴없이 놀고 잔치하는 곳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의도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세 대궐이 있기 때문에 안에서 비록 일이 있더라도 편리에 따라 옮겨 거처했었다. 지금은 자전께서 마땅히 창경궁에 사셔야 하고, 창덕궁은 전우(殿宇)를 비록 그전 제도대로 회복하였으나 중랑(重廊)과 복각(複閣)이 답답하고 음침해서 한 곳도 환하게 소통된 곳이 없으며, 침전(寢殿)은 궁인들이 드는 곳과 멀지 않아서 잡다하게 떠드는 소리가 서로 들린다. 나는 본래 심병이 있어서 사람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를 가장 싫어하므로 거처는 반드시 소통되고 확트인 곳이어야 한다. 건강이 좋고 병이 없을 때라면 비록 침전에 거처하더라도 혹 견디어낼 수 있겠지만 마음과 몸이 편치 못할 때에 다시 한가하고 조용하게 병을 요양할 곳이 없기 때문에 신책방을 그 옛터에 따라서 짓게 하였고, 그 규모를 조금 더 넓게 한 것은 병을 조섭하는 별당으로 삼고자 해서이다.

전갈방(全蝎房) 내간(內間)에 혹 질병이 있게 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갈 곳이 없고 옛 수라간(水剌間)은 전부터 부장(部將) 등이 군사를 거느리고 근지에서 수직하는 곳이며 그 공역도 대단하지 않다. 그리고 동궁의 독서당(讀書堂)은 그전 규모가 너무 좁고 또 서연청(書筵廳)과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금 개조해야 한다. 사세가 이렇기 때문에 하려는 것이지 실지 쓸데없고 관계없는 공사를 하기 좋아서 하려는 것이 아니니 정지하기는 좀 어려울 듯하다. 환경전(歡慶殿)영화당(暎花堂)의 일은 아울러 짓지 말고 공의를 따르도록 하라."【이 궁전들을 뒤에 다 지었다. 또 별전(別殿) 두세 곳을 더 지어 널리 기이한 꽃과 이상한 나무와 괴이한 돌을 모아 정원을 가득 채웠고, 꽃과 돌 사이에 이따금 작은 정자를 지어 유람하는 곳을 갖추어 놓는 등, 그 기교함과 사치스러움이 옛날에도 일찍이 없었던 것들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104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9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건설(建設)

○傳曰: "近以營建廳請罷事, 三司論列, 其言甚是。 予未嘗不爲之感也。 予亦稍有人理, 當此民窮財竭, 國事孔棘之日, 興作土木, 豈不知其不可也? 但所謂新冊房, 必欲構造, 非爲等閑遊宴之所, 有意存焉。 在平時則有三闕, 故自內雖或有事故, 隨便推移分處矣。 今則慈殿當御昌慶宮, 而昌德宮則殿宇雖復古制, 重廊、複閣, 密密陰陰, 無一處明朗疏通之地, 寢殿則與宮人所入之處不遠, 喧褻之聲相聞。 予本來有心病, 最厭人迹煩擾之聲, 而居處必取疏明開豁之地。 身安無病之時, 雖處寢殿, 容或堪過, 心身不安之時, 更無閑靜養病之所, 故新冊房, 因其舊基, 使之稍加寬敝造成者, 蓋欲爲調病之別堂耳。 全蝎房內間, 或有疾病, 則他無移寓之所, 古水剌間, 自前部將等率軍士直近地, 其功役不至大段。 東宮讀書堂, 前規極窄, 且與書筵廳甚遠, 不可不略爲改造。 事勢如此, 實非喜作無用不關之役, 似難停廢。 如歡慶殿暎花堂竝令勿造, 以從公議。" 【諸殿, 皆營建。 又作別殿數處, 廣聚奇花異木怪石, 充牣園囿, 花石之間, 往往作小亭, 以備遊覽, 其奇巧奢麗, 古未嘗有也。】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104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96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건설(建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