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오랑캐 노추의 동정에 대한 평안도 병사 유형의 치계
평안도 병사 유형(柳珩)이 치계하기를,
"만포 첨사 김응서의 치보에 ‘이파(梨坡)에 사는 오랑캐 동라리(童羅里) 등 4명이 귀순하여 와서 고하기를 「우리들이 지난달에 노성(老城)에 갔다가 오랑캐들의 소식을 들었는데, 노추(老酋)005) 의 말이 『금년 2월 사이에 명나라가 조선의 병마와 연합하여 우리 성을 공격해 올 것이다.』 하면서 불평하는 말을 많이 했고, 한편으로 장갑군(長甲軍) 1천 5백 명과 단갑군(短甲軍) 1천 5백 명을 뽑은 다음 장수를 정하여 명나라의 근방 지역에 보내어 1천여 채의 가막(假幕)을 설치하고 병사를 주둔시켜 명나라 군대의 공격을 막으려 한다.」고 하였다.’ 하였습니다. 왕래하는 호인(胡人)들이 대수롭지 않게 알려주는 말을 일일이 믿어서는 안 되겠지만 대개 노적(老賊)의 흉계가 전에 비하여 예측할 수 없으니,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으로 나오는 우환이 반드시 없다고 보장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도 강변 열진(列鎭)의 방비하는 일을 각별히 검속하고 신칙해야 합니다. 우리의 방비에 있어서는 곳곳이 순조롭지 않아 앞으로의 일이 매우 염려되니, 각종 화기(火器)·전죽(箭竹)을 해당 관청으로 하여금 서둘러 충분히 내려 보내게 하여 방비를 충실히 하도록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이 서장을 보니 서쪽 변방의 우려가 북쪽 변방보다 더 심하다. 국경을 수비함에 있어 적을 격퇴하고 방어할 대책을 도 체찰사와 충분히 강구하여 미리 신칙해서 정돈하고, 화기 등과 같은 무기를 각별히 충분한 수량을 내려보내라. 그리고 지금 이 하사하는 전죽 4천 개를 함경도의 전례에 따라 평안도의 감사·병사에게 수송해주어 적을 방어하는 용도에 보태게 할 〈것으로 비변사에 말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80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89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군기(軍器)
- [註 005]노추(老酋) : 누루하치.
○平安道兵使柳珩馳啓曰: "滿浦僉使金應瑞馳報, ‘梨坡居胡 童羅里等四名, 歸順出來進告, 「俺等去月往 老 城, 得聞虜中消息, 則 老酋言曰: 『今年二月間, 天朝合朝鮮兵馬, 來擊我城』, 多有不平之語, 一邊抄發長甲軍一千五百名、短甲軍一千五百名, 定將送于天朝近地, 設假幕千餘所, 留兵以拒天兵之來」云。 往來胡人等, 尋常進告之言, 不可一一取信, 而大槪 老賊兇計, 比前叵測, 聲東發西之患, 難保其必無。 江邊列鎭防備一事, 各別檢飭。 而在我隄備, 處處齟齬, 前頭之事, 極爲可慮, 各樣火器、箭竹, 令該司優數急急下送, 以實防備。" 傳曰: "觀此書狀, 西邊之憂, 有甚於北鄙。 關防折禦之策, 與都體察使十分講究, 預爲申飭整頓, 火器諸具, 各別優數下送。 且今此內下箭竹四千箇, 依咸鏡道例, 輸送于平安監兵使處, 以補禦敵之用(事, 言于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80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89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군기(軍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