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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21권, 광해 1년 10월 13일 신유 1번째기사 1609년 명 만력(萬曆) 37년

북방 오랑캐 노추의 상황에 대한 평안도 관찰사 이시발의 치계

평안도 관찰사 이시발(李時發)이 치계하였다.

"만포 첨사(滿浦僉使) 김응서(金應瑞)의 첩정(牒呈)에 ‘온성(穩城)번호(藩胡)인 〈가의 대부(嘉義大夫)〉 가음거라고 이름하는 오랑캐 등 11명이 만차 부락(灣遮部落)에서 와서 말하기를 「노추(奴酋)가 군마를 정돈하여 여허(如許)로 떠났었는데 중국 조정이 몽고, 여허와 합세한다는 소문을 듣고 즉시 행군을 정지하였다. 그리고 장정들을 모두 모이게 하여 기군(騎軍)은 성을 지키고 보군(步軍)은 그의 소굴에서 30리쯤 되는 애양(靉陽)·관전(寬奠)·무순(撫順) 등지의 요해처에 장성(長城)을 쌓게 하여 중국군의 출입로를 막으려고 한다.

노추의 사위 오을고다(吾乙古多)는 바로 고(故) 왕태(王太)라고 이름하는 오랑캐의 손자인데 그의 백부는 어릴 때부터 영리하여 중국 조정에 총애를 받아 관작을 받기까지 하여 현재 중국 조정에서 벼슬을 하고 있는 자이다. 노추가 사위를 삼을 때 먼저 그의 아비 마응거(亇應巨)를 살해하였으므로 본시 불공 대천의 원수였는데, 위력에 눌려 억지로 따라다니고 있으니, 이름은 사위지만 사실은 원수지간이다. 이리하여 원수를 갚으려는 마음을 품고 그의 친한 자들과 몰래 결탁하여 자기의 계획을 여허, 몽고 등지에 알리고, 또 자기 백부를 통해 중국 조정에 밀서를 보내어 자기가 내응을 담당하여 합세해서 노추의 진영을 공격할 계획을 꾸몄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친정 아비에게 고변하자 노추가 크게 노하여 즉시 그를 묶어 가두고 함께 모의한 우두머리 호인 7명을 먼저 찢어 죽였다.

노추는 타고난 성품이 흉악스러운데다가 재물을 모으고 사람을 굴복시키는 데 있어서 모두 병력으로 위협하였으므로 사람들이 그의 살점을 씹어먹으려 하고, 길가는 사람들도 모두 원망하여 하늘이 그에게 벌을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형제간의 변고와 장인과 사위 간의 환란이 1년 사이에 잇따라 발생하였고, 중국 조정에서도 문죄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부하들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전에 위협에 못이겨 따르던 여러 노추들도 속으로는 배반할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겉으로만 순종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추도 이러한 기미를 알게 되자 오히려 자신이 의심하고 두려워하며 항상 불안해 하면서 늘 말하기를, 우리 아버지가 중국 조정의 죽임을 당했으나 나는 조금도 혐의를 갖고 있지 않은데 중국 조정이 오히려 군사를 일으켜 우리를 공격하려 하니 나는 힘을 다해 대항하여 싸울 것이다 라고 한다.」 하였다.’ 하였습니다. 〈이 말이 거짓이든 진실이든 간에 치보하려고 했었는데, 이튿날 아침에 이파(梨坡)에 거주하면서 대대로 귀순한 호인 동대내(童大乃)가 노성(老城)에 갔다가 왔는데 그가 돌아오는 길에 아뢴 말이 가음거가 아뢴 말과 동일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대내는 그가 직접 목격하고 와서 곡절을 분명히 말한 것이었으므로 치계합니다.〉"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6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60면
  • 【분류】
    외교-야(野) / 외교-명(明)

    己酉十月十三日辛酉晴。 平安道觀察使李時發馳啓曰: "滿浦僉使金應瑞牒呈云: ‘穩城 藩胡 (嘉義大夫) 加音巨探稱名等十一名, 自灣遮部落出來(進)告曰: 「奴酋整頓軍馬」發向如許, 旋聞天朝合勢於蒙古如許, 卽停行軍。 咸聚丁壯, 騎軍則守城, 步軍則自其穴三十里許靉陽寬奠撫順所等了路要害處, 設築長城, 以防天兵出入之路。 奴酋之壻吾乙古多, 乃故名 王太之孫也, 其父之兄, 自少伶俐, 見愛於天朝, 至受官爵, 在天朝時仕者也。 奴酋作壻時, 先殺其父亇應巨, 故宿有不共之讎, 而威力所劫, 强爲從行, 名雖爲壻, 實爲仇敵。 陰懷報仇之心, 潛結其所親者, 通于如許蒙古等處, 又緣其三寸, 密書於天朝, 爲自當內應合擊營之計。 其妻告變其父, 奴酋大怒, 卽綁縛囚之, 同謀頭頭七名, 先爲磔殺 本性兇惡, 取財服人, 皆以兵威脅之, 人人欲食其肉, 怨苦盈路, 所待者天降其罰。 今則兄弟之變、翁壻之患連出於一年之內, 天朝亦欲問罪。 其部下之人, 無一人愛之者, 曾所脅從諸酋, 亦內懷貳心, 外示從順。 奴酋知機, 反自疑恐, 寢食不安, 每言曰: 『我父被死於天朝, 我無小嫌, 而天朝反爲加兵擊, 我則我當盡力拒戰。』」 云。’ (虛實間, 將欲馳報之際, 翌日朝, 梨坡居世世歸順 童大乃又自城往還, 回路進告之辭, 與加音巨進告之辭相同。 大乃則渠自目見而來, 明言曲折, 故馳啓"云云)


    • 【태백산사고본】 8책 8권 6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60면
    • 【분류】
      외교-야(野) /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