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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 19권, 광해 1년 8월 18일 병인 2번째기사 1609년 명 만력(萬曆) 37년

보내준 내의·어의의 일에 대해 완평부원군 이원익이 올린 차자

완평 부원군(完平府院君) 이원익이 차자를 올리기를,

"삼가 생각건대, 신이 병을 얻은 이래로 은혜를 베푸심이 여러 차례 거듭되어 매번 글을 올리고자 하였으나 번독스러운 일이라 감히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근래 또 근신(近臣)을 보내어 문병하게 하시고 어의(御醫)는 병을 치료하느라 제 곁에서 떠나지 못하며, 쌀과 콩 및 여러 가지 내려주신 것이 집에 그득합니다. 성상께서 병든 신하를 돌봐주심이 이처럼 지극하니, 신이 목석이 아닌 바에야 어찌 감격할 줄 모르겠습니까. 신은 이제야 무거운 짐을 벗도록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는 쉬게 되어 죽음을 모면하게 되었고, 또 죽더라도 천한 본분에 편안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는 모두 부모와 같은 성상께서 생성(生成)하게 해준 지극한 덕 아님이 없습니다. 몸을 어루만지며 축언하되 무어라 말해야 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신의 고질병은 이미 뼈속에 스며들어 마른 장작처럼 점차 사그러드는데, 일시적으로 발작하는 위태로운 증상 이외에도 심화(心火)로 정신이 아찔한 경우가 또 많습니다. 이후로 비록 여러 해를 두고 정양(靜養)을 하더라도 쇠약하고 썩어감이 점차 깊어져 소생하기가 진실로 어려운데, 더구나 짧은 기간 내의 약물 치료로 효력을 볼 수가 있겠습니까. 은혜롭게 보내주신 내의(內醫)가 오래 머물러 있는데 특명으로 보내신 어의가 또 왔으니 더욱 더 두렵고 황공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처분을 기다립니다."

하니, 답하기를,

"차자를 보니 경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위안됨이 매우 크다. 경의 병이 아직도 쾌차(快差)하지 않았으니, 의원과 약을 보낸 것을 미안하게 여기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잘 조리하여 내 바람에 부응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137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48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

(完平府院君 李元翼上箚曰: "伏以臣得病以來, 恩數稠疊, 每每陳謝, 煩瀆不敢。 近又有命, 近臣臨門問病, 御醫不離救病, 米豆庶品賜餽盈室。 聖上之眷念病臣, 至於此極, 臣非木石, 寧不知感? 臣今獲釋重負, 自此以往, 將息而得免死滅, 雖死而安於賤分, 無非父母生成之至德。 撫躬祝之, 不知所云。 臣痼病入骨, 柴敗漸盡, 除一時發作危證外, 心火眩暈又劇。 日後雖積年靜養, 而衰朽漸深, 蘇復固難, 況其取效於時月間藥物? 而恩遣之內醫久滯, 特命之御醫又至, 尤不勝悚慄惶恐之至。 取進止。" 答曰: "省箚, 如見卿儀, 傾慰良深。 卿疾尙未快差, 醫藥之遣, 勿爲未安, 平心善調, 用副予望。")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137장 B면【국편영인본】 31책 448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인사-관리(管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