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절사가 아닌 동지사의 행차 때 백옥·규백옥 등을 무역하도록 하다
호조가 아뢰기를,
"이번 성절사(聖節使)의 행차에 백옥(白玉)·규백옥(圭白玉)·패옥(珮玉)을 무역하는 일은 일찍이 간원의 계사에 따라 다시 마련하라고 윤허하시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상의원의 무역 관자(貿易關子)를 보니 규옥·패옥이 그 가운데 여전히 들어 있습니다. 이에 즉시 일을 잘 아는 역관(譯官)을 불러 시장의 가격에 준하여 사오게 하니, 상품(上品)의 귀한 옥은 중국에도 매우 드물며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 가격이 매우 비싸 한 개에 은자(銀子) 수백 냥을 주어도 오히려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더욱이 국고가 텅 비어 사섬시(司贍寺)의 포목이 10동(同)도 채 못 되니, 일상적인 무역이나 사행의 경비도 오히려 마련해 내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이런 여러 가지 귀옥을 사는 데 필요한 수백 냥의 돈은 더욱 마련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니 매우 민망합니다. 이번 규옥과 패옥의 무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 황공하게도 감히 여쭙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 물건은 진기한 노리갯감이 아니라 바로 법복(法服)에 소용되는 기물이다. 다른 물건의 무역은 모조리 줄인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반드시 무역해야 할 것이다. 이전부터 통사(通事)의 무리들이 이같은 일을 만나면 백방으로 손을 써서 어떻게든 모면하려고만 하니 그 정상이 매우 가증스럽다. 요즈음 국가에 일이 많으니 우선 무역하지 말도록 하고, 동지사(冬至使)의 행차 때 무역해 오도록 하되 이번 무역을 맡았어야 할 역관을 동지사의 역관으로 바꾸어 정하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26면
- 【분류】외교-명(明) / 무역(貿易)
○己酉五月初二日壬午戶曹啓曰: "今次聖節使行次, 貿易白玉、圭白玉、珮玉, 曾因諫院啓辭, 更爲磨鍊事, 允下矣。 今見尙衣院貿易關子, 則圭、珮尙在其中。 卽招事知譯官, 市准其價, 則上品眞玉, 中國亦所罕有, 雖或得之, 其價極貴, 一物雖費百餘兩銀子, 猶患難貿云。 尙此國儲虛竭, 司贍之木未滿十同, 尋常貿易、使行盤纏, 尙且難辦。 況此多樣眞玉數百兩之價, 尤難辦出, 極爲悶竭。 今此玉圭、玉珮貿易事, 何以爲之? 惶恐敢稟。" 傳曰: "此非玩好之物, 係是法服之具。 他物之貿雖盡減, 此則不可不貿者也。 自前通事輩若遇如此之事, 則百般營爲, 必圖免乃已, 情狀極可惡也。 近日國家多事, 姑令勿貿, 使於冬至使行次貿來, 而今此貿易應受譯官, 換定於冬至使之行。"
- 【태백산사고본】 7책 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4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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