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경·한응인·박동량 등에게 유교를 내리다
내전(內殿)이 유교(遺敎) 1봉(封)을 내렸는데 외면에 쓰기를 ‘유영경(柳永慶)·한응인(韓應寅)·박동량(朴東亮)·서성(徐渻)·신흠(申欽)·허성(許筬)·한준겸(韓浚謙) 등 제공(諸公)에게 유교한다.’고 하였다. 유교의 내용은,
"부덕한 내가 왕위에 있으면서 신민(臣民)들에게 죄를 졌으므로 깊은 골짝과 연못에 떨어지는 것 같은 조심스러운 마음이었는데 이제 갑자기 중병(重病)을 얻었다. 수명의 장단(長短)은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이어서, 낮이 가면 밤이 오는 것처럼 감히 어길 수 없는 것으로 성현(聖賢)도 이를 면하지 못하였으니, 다시 말할 것이 뭐 있겠는가. 단지 대군(大君)이 어린데 미처 장성하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 때문에 걱정스러운 것이다. 내가 불행하게 된 뒤에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니, 만일 사설(邪說)이 있게 되면, 원컨대 제공들이 애호하고 부지(扶持)하기 바란다. 감히 이를 부탁한다."
하였다. 살피건대 유영경·한응인·박동량·서성·신흠·허성·한준겸 등은 모두 왕자(王子)·부마(駙馬)의 인속(姻屬)들이었기 때문에 이 유교가 있었던 것인데 이 일곱 신하의 화(禍)는 실상 이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259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內殿降遺敎一封, 外面書曰: "遺敎于柳(永慶) 、韓(應寅) 、朴(東亮) 、徐(渻) 、申(欽) 、許(筬) 、韓(浚謙) 諸公。" 其敎曰: "不穀忝位, 負罪臣民, 若隕淵谷, 今忽得重病。 夫脩短有數, 死生有命, 晝夜之不能違, 聖賢之所不免, 夫復何言? 但大君幼稚, 未及見其成長, 以此耿耿耳。 我不幸後, 人心難測, 萬有邪說, 願諸公愛護扶持。 敢以此托之。" 按大行王, 以 柳永慶 韓應寅、朴東亮、徐渻、申欽、許筬、韓浚謙 等, 皆王子駙馬姻屬, 有此遺敎, 七臣之禍, 實自此始。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25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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