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사 이순신을 하옥시키라 명하고 원균으로 대신하다
통제사 이순신(李舜臣)을 하옥시키라 명하고, 원균(元均)으로 대신하였다.
이보다 앞서 평행장(平行長)과 경상 우병사 김응서(金應瑞)가 서로 통하여, 요시라(要時羅)가 그 사이를 왕래하였는데, 그가 말한 바가 마치 가등청정과 사이가 좋지 않은 듯해서 우리 나라는 그걸 믿었었다. 이때에 왜적이 재침을 모의하면서 우리 나라의 수군을 꺼려했고, 그중에서도 더욱더 순신을 꺼렸다. 이에 요시라를 보내서 말하기를 ‘강화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실로 가등청정이 주장하고 있어서이다. 만약 그를 제거하면 나의 한이 풀리게 되고 귀국의 근심도 제거될 것이다. 모월 모일에 가등청정이 어느 섬에서 잘 것이니, 귀국에서 만약 수군을 시켜 몰래 잠복해 있다가 엄습하면 결박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였다. 응서가 이로써 보고하니, 상이 황신(黃愼)을 보내 순신에게 비밀히 유시하였다. 그러나 순신은 ‘바닷길이 험난하고 왜적이 필시 복병을 설치하고 기다릴 것이다. 전함(戰艦)을 많이 출동하면 적이 알게 될 것이고, 적게 출동하면 도리어 습격을 받을 것이다.’ 하고는 마침내 거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가등청정이 과연 다대포(多大浦) 앞바다에 왔다가 그대로 서생포(西生浦)로 향했는데, 이는 실로 행장과 함께 작은 군사로 우리를 유인하고자 한 것이었다. 그런데 조정에서는 오히려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을 들어 순신을 하옥시켜 고신(栲訊)하게 하고, 마침내 전남 병사(全南兵使) 원균을 통제사로 삼았다.
- 【태백산사고본】 7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661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사법-재판(裁判) / 군사-전쟁(戰爭) / 외교-왜(倭)
○壬戌/命下統制使李舜臣于獄, 以元均代之。 先是, 行長與慶尙右兵使金應瑞相通, 要時羅居間往來, 其所言若有與淸正不相能者, 我國信之。 是時, 倭賊謀再犯, 憚我舟師, 尤忌舜臣, 使要時羅來言: "和事之不成, 淸正實主張之。 若去此人, 則我之恨釋, 而貴國之患, 除矣。 某月某日, 淸正當宿于某島, 貴國若令舟師, 潛伏而要之, 則可縛而來。" 應瑞以此上聞, 上遣黃愼, 密諭于舜臣, 舜臣曰: "海道艱險, 賊必設伏以待。 多發戰艦, 則賊必知之, 小則反爲所襲。" 遂不行。 是日, 淸賊果來多大浦前洋, 仍向西生浦, 實與行長, 謀羸師以誘我也。 朝廷猶以不遵朝命, 下舜臣于獄栲訊之, 遂以全南兵使元均爲統制使。
- 【태백산사고본】 7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661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사법-재판(裁判) / 군사-전쟁(戰爭)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