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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 27권, 선조 26년 4월 1일 을유 3번째기사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제독 이여송이 체찰사 유성룡, 유홍 등과 함께 경성에 들어오다

제독 이여송이 체찰사 유성룡, 유홍 등과 함께 경성에 들어왔다.

적이 물러간 그 이튿날 제독이 먼저 소공주(小公主)의 집 【곧 남별궁(南別宮)임.】 에 들어가서 여장을 풀었는데, 유성룡 등은 따라 들어가 종묘(宗廟)의 터에서 통곡하였다.

성중의 유민들은 백에 한둘도 남아 있지 않았는데, 생존자도 굶주리고 지친 나머지 안색이 귀신과 같았으며, 사람과 말이 즐비하게 죽어 썩는 냄새가 성안에 가득하였으므로 사람들이 코를 막고 다녀야 했다. 성 안팎에는 백골이 무더기로 쌓여 있고 공사간의 집들은 하나같이 비어 있었으며 오직 불탄 기왓장들뿐이었다.

제독이 적을 추격하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이여백(李如栢)으로 하여금 먼저 1만여 기(騎)를 거느리고 앞서 가게 하였는데 군사가 반쯤 강을 건넜을 때 여백이 갑자기 발이 아프다면서 가마를 타고 도로 성으로 들어왔다. 제독이 실은 적을 추격할 생각이 없으면서 다만 우리에게 책임을 다했다고 보여주려고 한 것이었다. 여백은 제독의 친동생으로서 매번 종용하여 행군을 늦추게 하였는데, 제독도 그의 이러한 행동에 염증을 내어 언젠가는 개인적으로 꾸짖기를,

"큰일을 지체시켜 공을 이루지 못한 것은 모두 너 때문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27권 9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39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구휼(救恤)

○提督李如松與體察使柳成龍兪泓等入京城。 賊退翌日, 提督先入館小公主宅, 【卽南別宮。】 成龍等隨入, 哭于宗廟之墟。 城中遺民百無一二, 存者飢羸疲困, 面色如鬼, 人馬死者相枕, 臭穢滿城, 人衆掩鼻以行。 城內外白骨堆積, 公私廬舍一空, 惟灰燼瓦礫而已。 提督聲言追賊, 使李如栢先將萬餘騎先行, 軍半渡江, 如栢忽稱足疾, 乘輿還入城。 提督實無意追賊, 特示我爲塞責地矣。 如栢以提督親弟, 每慫臾緩師, 提督亦厭之, 嘗私責之曰: "耽閣大事, 功迄未成, 皆汝之故也。"


  • 【태백산사고본】 7책 27권 9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39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