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 서행할 계획을 의결하다
이달 29일 저녁에 상이 충주에서 패전한 보고를 듣고 동상(東廂)에 나아가 서행(西幸)할 계획을 의결하였다. 대신들이 아뢰기를,
"일의 형세가 여기에 이르렀으니 거가(車駕)가 잠시 평양(平壤)에 머물면서 명나라에 군사를 청해 회복을 도모해야 합니다."
하였다. 장령 권회(權恢)가 청대(請對)하여 경성(京城)을 지킬 것을 청했는데, 유성룡이 아뢰기를,
"권회의 말이 무척 충성스럽기는 하나 일의 형세가 어쩔 수 없습니다."
하고, 이어 왕자를 여러 도에 나누어 보내 근왕병(勤王兵)을 불러 모아 회복을 도모하게 하고 세자는 거가를 따라가게 할 것을 청하니, 상이 허락하였다. 임해군은 함경도로 가게 하면서 김귀영(金貴榮)·윤탁연(尹卓然)을 수행토록 하고, 순화군(順和君) 이보(李𤣰)는 강원도로 가게 하면서 장계 부원군(長溪府院君) 황정욱(黃廷彧)과 그의 아들 전 승지 황혁(黃赫), 동지중추부사 이기(李墍)가 수행하도록 하였다. 대체로 황혁은 딸이 순화군의 부인이며 이기는 원주(原州)에 살았기 때문에 함께 보냈던 것인데, 이기는 강원도에 이르러 병을 핑계대고 따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왜적이 강원도로 침입하였기 때문에 순화군도 재를 넘어 북쪽을 향하여 임해군과 동행하게 되었으므로 김귀영과 황정욱에게 협동해서 호위하여 가도록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26권 6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13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종친(宗親) / 군사-전쟁(戰爭) / 군사-중앙군(中央軍) / 외교-왜(倭)
○是月二十九日夕, 上聞忠州敗報, 出御東廂, 議決西幸之計。 大臣等啓: "事勢至此, 車駕暫幸平壤, 請兵天朝, 以圖恢復。" 掌令權恢請對, 請守京城。 柳成龍啓曰: "恢言甚忠, 但事勢不得不然。" 仍請分遣王子於諸道, 呼召勤王兵, 以圖恢復, 世子隨駕以行, 上許之。 命臨海君往咸鏡道, 金貴榮、尹卓然從行; 順和君 𤣰往江原道, 長溪府院君 黃廷彧與其子前承旨赫、同知李墍從行, 蓋赫女爲順和夫人, 墍居原州, 故竝遣之。 墍到江原道, 托病不從。 未幾, 倭入江原道, 故順和君亦踰嶺向北, 與臨海同行, 命金貴榮、黃廷彧協同護行。
- 【태백산사고본】 6책 26권 6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13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종친(宗親) / 군사-전쟁(戰爭) / 군사-중앙군(中央軍) / 외교-왜(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