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수정실록 9권, 선조 8년 5월 11일 무신 5번째기사
1575년 명 만력(萬曆) 3년
서경덕의 학문에 관해 논하다
허엽이 경덕을 대단히 높이어 기자(箕子)의 학통을 이을 만하다고 하였는데, 이이가 그의 학문을 횡거에게서 나왔다고 논하는 것을 듣고 이이를 꾸짖어 말하기를, ‘우리 스승의 학문은 소옹(邵雍)·장재(張載)·정자(程子)·주자(朱子)의 학문을 겸하였는데 어찌 함부로 논하는가.’ 하였다. 허엽이 일찍이 그의 학문은 횡거에 비길 만하다고 논하였는데, 이황(李滉)이 ‘서공(徐公)의 저술을 내가 모두 보았으나 정몽(正蒙)에 비길 만한 글이 어느 글이며, 서명(西銘)에 비길 만한 글이 어느 글인지 알지 못하겠다.’ 하니, 허엽이 힐난하지 못하였다. 이때에 와서 소옹·장재·정자·주자를 겸할 만하다 하여 그의 의논이 더욱 집요하였는데, 상의 하교에 이른바 칭찬이 공평을 잃었다는 것이 지당하다.
- 【태백산사고본】 2책 9권 4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458면
- 【분류】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