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수정실록 5권, 선조 4년 8월 1일 경인 3번째기사
1571년 명 융경(隆慶) 5년
중종의 빈 박씨를 개장하다
중종의 빈(嬪) 박씨를 개장(改葬)하였다. 빈은 복성군(福城君) 이미(李嵋)의 어머니인데, 본디 상주(尙州) 민가의 딸로서 궁중으로 뽑혀 들어와 임금의 총애를 받았으며 아름다운 자태가 후궁을 압도하였다. 미(嵋)의 나이가 인종보다 많아 조야에서 혹시 적통을 빼앗지 않을까 심히 불안해 하자, 김안로가 인종을 보좌하는 것으로 자임하고서 불안 요소를 정리한다는 구실로 권력을 잡고 자기에게 빌붙지 않은 사대부들을 해쳤다. 이에 궁인들이 서로 호응하여 박씨가 동궁을 저주했다고 무고하여 마침내 복성군과 매서(妹婿) 홍여(洪礪)가 다 피해를 당하고 빈은 내쫓겨 상주로 돌아온 뒤에 끝내 사사(賜死)되어 그 지방에 가매장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그의 외손 김호수(金虎秀)의 상소로 인하여 예대로 개장할 것을 명하였다. 복성군이 사사될 때 명사(名士)가 다 그 논의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안로가 패망한 뒤에도 사람들이 그 억울함을 밝히지 못하였다. 상이 잠저(潛邸)에 있을 때 명종이 명하여 복성군의 후사로 삼았으므로, 상이 특별히 휼전(恤典)을 베푼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책 5권 3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42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비빈(妃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