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수정실록 1권, 총서 2번째기사
덕흥군의 셋째 아들이 16세에 대통을 잇고 어휘를 연으로 고치다
상은 덕흥군(德興君)의 셋째 아들로서 어려서부터 바탕이 아름다왔고 겉모습도 청수(淸秀)하여, 대행왕(大行王)이 순회 세자(順懷世子)를 잃은 뒤 여러 조카들 중에서 골라 마음으로 정해둔 지 이미 오래였다. 을축년 여름 대행왕이 병석에 들었을 때, 대신들의 건저(建儲)의 논의에 따라 왕비와 함께 비밀리에 결정한 것으로서, 대신들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비록 명호(明號)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별도로 한윤명(韓胤明)·정지연(鄭芝衍) 등을 사부(師傅)로 선정하여 가르치기도 하고 또 자주 불러들여 학업을 시험해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가 나와 뵈올 때마다 대행왕은 감탄하며 ‘덕흥(德興)은 참 복이 있는 사람이야.’ 하곤 하였었다.
상은 독서를 매우 정밀히 하여 때로는 남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질문하기도 하는 바람에 사부들이 혹 대답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급기야 들어와 대통(大統)을 잇게 되었는데, 그때 나이가 16세였다. 어휘(御諱)를 연(昖)으로 고쳤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403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왕실-국왕(國王) / 가족-성명(姓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