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에서 거둔 세미를 봉상한 군자감의 창고를 철저히 수직하게 하다
궁궐 영조 도감(宮闕營造都監)이 아뢰기를,
"각도의 전결(田結)에 의해 포목을 거두어 작미(作米)하여 군자감(軍資監)의 빈 창고에 봉상(捧上)하게 하라고 전일 계하하였으므로 이번에 작미하여 올라온 것을 봉치(捧置)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면색(米麪色)과 감역관(監役官)을 밤낮으로 교대하여 수직하게 하고 또한 병조에게 별도로 부장(部將)을 정하여 군인을 많이 거느리고 서로 도와 수직하게 함으로써 허술한 폐단이 없게 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감히 아룁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전교하였다.
사신은 논한다. 전쟁이 일어난 이래 백성이 흩어지고 국고가 텅 비었는데, 이를 백성들이 거두어 채우자니 징렴이 끝이 없었다. 비록 백성을 사랑하고 재용을 절제하여 힘을 북돋아 주어 생활하게 하더라도 오히려 보존하기가 어려운데, 영조 도감을 설치한 후로 극심한 노역과 과중한 징수가 일시에 폭발하였다. 각 고을의 수령은 포목을 거두어들일 때 애써 극도로 정갈하고 섬세한 것을 거두어들이면서 명령은 성화처럼 급하니 겨우 보존되던 백성들이 놀라 사방으로 흩어졌다. 본업을 버리고 말리(末利)를 추구하였으므로 농토가 황폐되어 백성들은 나날이 시들어 병들고 무뢰배는 떼 지어 도적이 되어 산골에 가득 차서 곳곳에서 노략질을 하기 때문에 도로에 행인이 단절되기에 이르렀다. 아, 백성이 제자리를 잃은 것은 유래가 있는데, 백성이 흩어져 유망하기를 재촉하니, 영조(營造)의 한 관청이 참새를 모는 송골매가 된 격이다.
- 【태백산사고본】 113책 210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326면
- 【분류】재정(財政) / 군사(軍事) / 역사-사학(史學)
○宮闕營造都監啓曰: "各道田結收布作米, 軍資監空庫捧上事, 前日啓下, 而今者作米上來捧置。 米麪色、監役官, 輪日晝夜遞直, 而且令兵曹, 別定部將, 多率軍人, 協同守直, 俾無虛踈之弊爲當, 敢啓。" 傳曰: "允。"
【史臣曰: "兵興以來, 生民蕩柝, 國計空竭, 取盈於民, 無有紀極。 雖愛民節財, 吹噓生殖, 尙難保存, 而營造一設之後, 力役重斂, 一時暴發。 各邑守令收布之際, 務極精細, 令急星火, 保存之民, 驚駭四散。 棄本逐末, 田野荒蕪, 食實者日就凋瘵; 無賴者群聚爲賊, 遍滿山谷, 在在剽掠, 行路殆至斷絶。 噫! 民之失所, 有自來矣, 而促其散亡, 則營造一司, 爲驅雀之鸇也。"】
- 【태백산사고본】 113책 210권 14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326면
- 【분류】재정(財政) / 군사(軍事)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