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유격이 국왕에게 보낸 답서
오 유격이 국왕에게 보낸 답서는 다음과 같다.
"오종도는 노둔한 자로서 외람되게 장수의 대열에 끼어 마치 모기가 태산을 짊어진 듯 두려움에 떨며 날로 더욱 전전긍긍하였는데, 대왕께서 버리시지 않은 덕택에 일찍이 전열(戰列)의 앞에서 종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기한이 차 떠나려는 즈음에, 멀리 사명(使命)을 보내어 많은 의물(儀物)을 주시고 또 서폭(書幅)에 가득히 다정한 말씀을 주시며 과분하게 칭찬해 주시니, 내내 꿇어앉아 봉송(捧頌)하는 사이에 저도 모르게 황공스러워 땀이 발끝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종도가 무슨 일을 하였기에 이처럼 대왕의 은근한 사랑을 받는단 말입니까. 훌륭한 선물을 내려주신 즉시 사례드리려 하였습니다만, 때마침 시장을 파한다는 풍문이 있어 직지 어사(直指御使)가 바야흐로 그 가부를 의논한다 하기에 그 의논이 결정되는 것을 기다려 사절을 보내 자문을 갖춰 증명해 드리려 하였습니다. 종도는 이전부터 역참에서 사절을 맞이하고 보내는 괴로움을 알고 있기에 차라리 대왕에 대한 사례를 지체하더라도 감히 지방 백성들을 거듭 시달리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박하고 거친 의물이나마 따로 별폭(別幅)에 갖추어 작은 정성을 바치고자 하니, 모두 하해(河海) 같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만 줄입니다. 요동 진강 유격 장군(遼東鎭江遊擊將軍) 오종도는 삼가 글을 올립니다."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9권 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13면
- 【분류】외교-명(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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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以駑駘下乘, 濫側將列, 蚊負之懼, 日切兢兢, 荷大王不棄, 道嘗從事於棨戟之前。 方赴瓜期, 卽遠辱使命, 錫以多儀, 且溫綸滿幅, 揄揚過情, 長跪捧頌, 不覺惶汗至踵。 道何修而得沐大王之眷愛, 若此也? 瓊玖下錫, 卽擬報李, 適有罷市之謠, 直指方擬, 議其可否, 姑俟其議定, 遣使具咨證之。 道素知驛郵之苦於迎送, 故寧稽台候, 不敢重苦地方也。 不腆荒儀, 另具別幅, 聊獻芹私, 統祈海納。 不盡。 遼東鎭江遊擊將軍吳宗道頓首拜。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9권 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13면
- 【분류】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