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 윤효선이 성상소의 임무를 살피지 못한 죄로 파척을 청하다
지평 윤효선이 아뢰기를,
"신이 정고(呈告)를 하고 다시 나온 뒤로 병세가 몹시 중하여 몸을 이끌고 나가 근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여겨져 다시 정고하여 꼭 체면(遞免)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어제부터 우선 본부에 병가를 내고 성상소의 임무를 살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장령 이구징이 피혐한 말을 보건대 ‘성상소에 병고가 있어 신이 대행하여 간원의 일을 처치하게 되었는데, 해가 저물고 궁문이 이미 닫혀 미처 입계하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대개 성상소의 하지평(下持平)이 병가를 내자 하리(下吏)가 상지평(上持平) 유성(柳惺)에게 급히 달려가 고하면서 성상소의 임무를 책임지웠는데, 유성이 병으로 성상소에 나가지 못하게 되자, 또 성상소의 임무를 장령 이구징에게 책임지웠기 때문입니다. 이로 말미암아 날이 이미 저물고 궁문이 닫혀 처치해야 할 막중한 일을 당일 내 미처 입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신이 자신의 체면(遞免)만을 도모하고자 신의 병을 의탁하여 성상소의 임무를 동료 직원에게 떠맡기려다 차질을 빚게 하였으니, 그 죄가 큽니다. 신의 직을 파척하도록 명하소서."
하니, 사피하지 말라고 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8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11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司法)
○持平尹孝先啓曰: "臣於呈告還出之後, 賤疾甚重, 慮難以扶曳供仕, 意欲更爲呈告, 期於遞免。 自昨日姑先告病於本府, 而不察城上所之任矣。 今見掌令李久澄避嫌之辭, 云: ‘城上所有病, 臣當代行, 而處置諫院之事, 以日勢已暮; 宮門已閉, 未及入啓。’ 此蓋緣城上所下持平告病, 而下吏奔告於上持平柳惺, 責以城上所之任, 柳惺病不能行城上所之後, 又責城上所之任於掌令李久澄。 由此而日勢已暮; 宮門已閉, 莫重處置之事, 未及入啓於當日之內。 臣之欲圖遞免, 托稱臣病, 推諉城上所之任於僚員, 而以致差失之罪大矣。 請命罷斥臣職。" 答曰: "勿辭。"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8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11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