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원이 유몽인과 이육, 박광춘, 서장관이었던 송인급의 파직을 청하다
간원이 아뢰기를,
"강상(綱常)에 관계된 옥사는 사체가 몹시 중하니 자세히 살펴 조금이라도 미진하게 되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황해 감사 유몽인(柳夢寅)은 이번의 죄인 이언걸을 처음 추국하여 만든 죄안을 전혀 거론하지 않고 범연히 그저 대략만 장계함으로써 성국(省鞫)하는 지극히 엄중한 일을 이로 인해 지체되게 하였으며, 경차관 이육(李堉)은 추핵(推覈)할 적에 칼날에 상처난 부위를 처음에는 살펴보지 않았다가 문이(文移)가 왕복되고 나서야 추계(追啓)하였으니, 그 사리에 어두워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 심합니다. 유몽인과 이육 모두 파직을 명하소서.
사과(司果) 송인급(宋仁及)은 지난해 사은사의 서장관으로 중국에 갔을 적에 오가는 사이에 비루한 일이 많이 있었으므로 듣고서 더럽게 여겨 나무라지 않는 이가 없었습니다. 형편없이 봉사(奉使)한 그의 죄가 크니 파직을 명하소서. 곤양 군수(昆陽郡守) 박광춘(朴光春)은 부임한 뒤로 오로지 제몸 살찌우는 것만 일삼아 본읍에서 생산되는 어염(魚鹽)을 공공연히 자기 집에 실어나르고 있으므로 백성들이 몹시 원망하여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파직을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유몽인 등은 추고하라. 송인급의 일에 대해서 헌부는 사신을 논하고 간원은 서장관을 논하였는데, 일행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였거나 들은 바가 각각 다른 소치는 아닌가? 인급이 기록한 것을 보건대, 역관 무리가 법을 범하면서 간사한 행동을 하는 것에 분개하여 당상 역관(堂上譯官)의 중국 파견을 파하기를 청하였는데, 이런 일을 어느 한 사람도 언급한 자가 없었다. 나는 이 사람이 남에게 원망을 받더라도 법을 지키려고 노력해 쓸 만한 인재라고 여겼는데, 이렇게 논박받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 사이의 일들을 살피지 않아서는 안된다. 박광춘은 윤허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8권 5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08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외교-명(明) / 윤리-강상(綱常)
○甲辰/諫院啓曰: "綱常之獄, 事體極重, 不可不十分詳愼, 俾無一毫未盡之事。 而黃 海監司柳夢寅, 今此罪人李彦傑, 初推作文, 全不擧論, 只以大槪, 泛然狀啓, 至使省鞫至嚴之事, 因玆稽滯, 敬差官李堉推覈之際, 刃傷之處, 初不看審, 文移往復, 始爲追啓, 其昏昧不職甚矣。 柳夢寅、李堉, 請竝命罷職。 司果宋仁及, 上年以謝恩使書狀官, 赴京往還之際, 多有鄙陋之事, 聞者莫不唾罵。 其奉使無狀之罪大矣, 請命罷職。 昆陽郡守朴光春, 到任之後, 專事肥己, 本邑所産魚鹽, 公然輸運于其家, 民甚怨苦。 請命罷職。" 答曰: "柳夢寅等推考。 宋仁及事, 憲府則論使臣; 諫院則論書狀, 得無一行不相得, 所聞各異之致也耶? 觀仁及所記, 頗憤譯官輩犯法姦濫之狀, 請罷堂上譯官之赴京, 無人及此。 予以爲, 此人守法任怨, 足爲可用, 不料被論。 此間之事, 不可不察也。 朴光春允。"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8권 5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08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임면(任免) / 사법-재판(裁判) / 사법-탄핵(彈劾) / 외교-명(明) / 윤리-강상(綱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