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회답 겸 쇄환사라는 호칭과 이에 대한답변, 조총의 구입 등을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삼가 전후의 비망기를 보건대, 이번 사신의 사행에 우리 나라의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을 모두 쇄환시키고자 하셨습니다. 이는 참으로 하늘 같고 부모 같으신 마음이니 듣고 보는 사람으로 그 누가 감격하지 않겠습니까. 당초에 구구히 이 일을 거행한 것도 생령들을 위해 왜적에게 굽힌 것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쇄환을 중하게 여겨 사신의 호칭을 쇄환사로 하는 것은 참으로 마땅한 일입니다. 다만 우리가 무단히 먼저 사신을 보내는 것은 옳지 않고 저들이 서계(書契)를 보내온 것을 인해서 회답하는 것이 사체에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중국 조정에 아뢴 가운데에도 ‘가강(家康)이 하는 짓이 이미 참인지 거짓인지 헤아리지 못하겠고 결박지워 보내온 왜적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기 어려우나 저들이 이미 이런 내용으로 말을 해왔으니 신으로선 회답하지 않을 수 없다.’ 하였으니, 회답이란 두 글자를 완전히 빼버리기는 곤란합니다. 그러니 회답 겸 쇄환사(回答兼刷還使)라고 하는 것이 무방할 듯합니다.
상께서 직접 서장을 보냈다가 저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손상되는 바가 없지 않으니, 예조에게 전후 하교하신 뜻을 가지고 전교를 받들어 서장을 보낸다는 내용으로 일본의 집정(執政)에게 서장을 보내게 하는 것이 편할 듯합니다. 또 왜적들이 설혹 사신의 명호(名號)가 전과 다름을 힐문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답할 말은 충분히 있습니다. ‘일본이 먼저 서계를 보내왔으니, 우리는 그것을 답하는 것이고 사신이 이미 들어갔으면 우리 백성을 쇄환해야 하기 때문에 회답 겸 쇄환사라 한 것이다. 두 나라가 이미 서로 통호하였으니 중한 바가 여기에 있는 것인데 어찌 명호를 가지고 의심한단 말인가.’라고 말을 하면 될 것이니, 이런 뜻을 사신에게 말해주어 보내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적국의 무기를 많이 사들여 오는 것이 진실로 해될 바는 없습니다. 다만 왜의 조총(鳥銃) 가운데 품질이 좋은 것도 있고 좋지 않은 것도 있으니 통사들에게 십분 정밀하게 만든 것을 가려 사오게 해야 할 것이며, 그것에 쓰일 값은 해조에게 숫자를 헤아려 주어 보내게 하는 것이 또한 마땅할 것입니다. 감히 아룁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3책 207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301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軍事) / 호구-이동(移動)
○備邊司啓曰: "伏見前後備忘記, 今此使臣之行, 欲令盡刷我國被擄人, 此誠天地父母之心, 凡在瞻聆, 孰不感激? 當初區區爲此擧者, 亦莫非爲生靈而屈也。 今當以刷還爲重, 使臣之號稱以刷還使, 固爲宜當。 但我不可無端先遣使臣, 因渠致書, 仍爲回答, 於事, 體當然。 故, 奏聞中措語以: ‘家康所爲, 旣莫測其誠僞, 縛送之賊, 又難辨其眞假, 而彼旣執此爲辭, 在臣不可無回答。’ 云云則回答二字, 似難全去, 稱以回答兼刷還使, 恐或無妨。 若自上直爲貽書, 而渠若不從, 則不無所損。 令禮曹以前後下敎之意, 稱以奉敎, 致書于日本執政, 似乎順便。 且賊設或, 詰問使臣名號與前不同, 此則答之不患無辭。 ‘日本先爲致書, 而我乃答之; 使臣旣爲入來, 則不可不刷還我民, 故曰回答兼刷還使。 兩國旣已相通, 所重在此, 何必致疑於名號哉?’ 以此意, 使臣處言送爲當。 敵國戰用之具, 雖多多貿來, 固無所害。 但倭鳥銃中, 或有品好者, 亦有不好者, 令通事輩, 十分擇其精造者貿來, 應用價物, 令該曹量數給送亦當。 取啓。" 傳曰: "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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