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40년 축하 의식을 권정례로 행하고 왕세자가 축하의 글을 올리다. 사문(赦文)을 반포하다
오시에 권정례로 하례를 거행했는데 왕세자가 백관을 거느리고 진전(進箋)하여 축하하고 팔도에 반사문(頒赦文)을 반포하였다. 왕세자의 하전(賀箋)에,
"천년 만에 한 번 얻은 시기로 어려운 왕업을 크게 이어받았습니다. 홍범(洪範) 오복(五福) 가운데 수고(壽考)를 누렸으므로 온 백성이 우러러 축하합니다. 구구한 지정(至情)에 기쁨이 끝이 없습니다. 역사는 중단 없이 유구하여도 하늘에서 받은 명(命)만은 새롭습니다. 군림할 수 있었던 계기는 총명과 예지의 성품 때문이었는데 정사에는 안일을 취하지 않고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도리를 다하였습니다. 그러기에 40성상의 역년을 누릴 수 있었으니, 어찌 멀리 억만세토록 영원하지 않겠습니까. 삼가 생각하건대 소자는 저위(儲位)에 있기에 조심하고 두려워한 나머지 간사(簡辭)를 받들어 이 일을 주선하였습니다. 일월의 광명처럼 거룩한 덕 닦으시기를 항상 빌며, 천지와 함께 끝없이 영원한 복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였는데, 대제학 유근(柳根)이 지어 올린 것이다. 백관의 하전에,
"5백년을 주기로 탄생하는 성군(聖君)이시기에 창성한 운수를 여유있게 안무하였고 40성상의 오랜 향국에 좋은 세상 볼 수 있었습니다. 보고 듣는 이 모두가 기쁜 마음 간절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신명이 덕을 굽어보사 왕운이 몸에 있었습니다. 게으름도 방탕도 없이 스스로 많은 덕을 구했고 참으로 부지런하고 검소하기를 한마음에 영원히 다짐하셨습니다. 아! 성상께서 복조를 오래 누리신 것은 실로 하늘의 돌봄이 끝없이 두터웠던 탓입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신들은 다같이 넓으신 은총을 입었기에 외람되이 신하들의 반열에 끼었습니다. 일월의 광채 아래 어쩌다 친히 거룩한 일을 당하였기에 송백(松栢)이 사철 무성하듯 더욱더 장수를 누리시기 간절히 빕니다."
하였는데, 홍문관 대제학 오억령(吳億齡)이 지은 것이다. 사문(赦文)에,
"중외의 대소 신료(臣僚)·기로(耆老)·군민(軍民)·한량인(閑良人) 등에게 교시한다. 감히 안일을 취하지 않았기에 부족하나마 이 자리에서 오늘날에 이르렀고 다같이 살리고자 하였기에 나의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이해하였다. 바깥에서는 경사라 하지만 돌이켜보면 안으로는 편안치 못하다. 이를테면 예전에도 임금 노릇은 실로 어려운 일이었는데 더구나 역년까지 오래 누림이겠는가. 백성을 두려워해야 나라를 유지할 수 있기에 날로 이것만을 생각하였다. 하늘은 실로 나를 도운 것이 많아도 나의 덕은 그에 미치지 못하였다. 모두가 40성상의 향국이란 보기 드문 일이라면서 조종(祖宗) 때의 선례를 들어 말하니,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신민들의 뜻이기에 애써 이 진하를 받노라. 그래서 종묘·사직에 고유하고 드디어 신민들에게도 은혜를 베푸노라.
본월 15일 새벽 이전을 기하여 모반(謀叛) 대역(大逆) 모반(謀反)과 자손이 조부모·부모를 모살(謀殺) 또는 구매(歐罵)한 죄, 처첩이 지아비를 모살한 죄, 노비가 주인을 모살한 죄, 남을 죽이기 위하여 고의로 독약을 풀거나 도깨비를 부르는 죄, 국가의 강상(綱常)에 관계되거나 장오(贓汚)·강도·절도 등 잡범 사죄(雜犯死罪)를 제외한 도(徒)·류(流)·부처(付處) 또는 안치(安置)·충군(充軍)된 자는 이미 발각되었건 안 되었건 결정하였건 안 하였건 이미 배소(配所)에 도착하였건 안 하였건 간에 모두 용서하여 사면한다. 감히 유지(宥旨) 이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발하는 자는 그 죄로 다스리라. 그리고 관직에 있는 자에게는 각기 한 자급씩을 올려주되 자궁자(資窮者)는 대가(代加)하라.
아! 조심해야 될 것이 형벌이나 특별히 뇌우(雷雨) 같은 흡족한 은택을 펴며 예전의 죄악을 생각하지 않고 천지의 어짊을 본받노라. 이처럼 교시하니, 잘 알라."
하였는데, 홍문관 대제학 유근이 지어 올린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07책 195권 9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50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 사법-행형(行刑)
○午時以權停禮, 行賀禮。 王世子率百官, 進箋稱賀, 頒赦文于八道。 王世子賀箋曰:
千載一時, 誕承艱大之業。 九疇五福, 咸仰壽考之祺。 區區至情, 躍躍何極? 恭惟, 不息則久, 受命惟新。 足以有臨, 由聰明、睿智之性, 所其無逸, 盡嚴恭、寅畏之工。 故, 能享四十年, 豈不綿億萬歲? 伏念, 忝儲位而兢惕; 奉簡辭而周旋。 如日月之光明, 恒祝益敬厥德, 與天地而終始, 竊願永孚于休。
大提學柳根製進。 百官賀箋曰:
五百歲而生誕, 撫昌運四十年之久, 獲覩洪休。 凡屬瞻聆, 擧切蹈舞。 恭惟, 神明惟德, 歷數在躬。 無怠無荒, 自求多福, 克勤克儉, 永肩一心。 惟聖祚之靈長, 實天保之單厚。 伏念, 共被鴻造, 叨參駿奔。 依日月之光, 何幸親逢盛事; 如松栢之茂, 竊願益享脩齡。
弘文館提學吳億齡製進。 赦文曰:
敎中外大小臣僚、耆老、軍民、閑良人等。 王若曰: 不敢康矣, 忝厥位而迄今; 欲幷生哉, 擧斯心而加彼。 雖在外而稱慶; 顧諸中而靡安。 若稽爲君實難, 矧又降年有永? 國依民之可畏, 惟日念玆; 天贊我之實多, 無德及此。 咸曰, 四十載之罕見, 乃以祖宗朝而爲言, 蓋難拒者群情, 庸勉副其陳賀。 肆告由于廟社, 遂推恩於臣民。 自本月十五日昧爽以前, 除謀叛、大逆、謀叛, 子孫謀殺、歐罵祖父母、父母, 妻妾謀殺夫, 奴婢謀殺主, 謀故殺人、蠱毒、魘魅, 關係國家綱常, 贓汚、强, 竊盜, 雜犯死罪外, 徒流、付處、安置、充軍, 已發覺、未發覺, 已決正、未決正, 已至配所、未至配所, 咸宥除之。 敢以宥旨前事, 相告言者, 以其罪罪之。 在官者各加一資; 資窮者代加。 於戲! 何敬非刑特霈雷雨之澤, 不念舊惡, 庶體覆載之仁, 故玆敎示, 想宜知悉。
弘文館大提學柳根製進。
- 【태백산사고본】 107책 195권 9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150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 사법-행형(行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