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의 요충지인 파사 산성을 승려 영주에게 맡겨 수선·수호케 하자고 비변사가 아뢰다
비변사가 아뢰기를,
"파사 산성(婆娑山城)은 상류의 요충지로 용진(龍津)과 더불어 서로 의지가 되는 형세이니 기보(畿輔)의 보장(保障)이 될 만합니다. 당초에 승도(僧徒)를 모으거나 별장(別將)을 정하여 경영, 수축(修築)했던 것은 범연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용진은 지금까지 그대로 별장을 정하여 수직하게 하였으므로 그래도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사성은 의엄(義儼)이 역사(役事)를 파한 뒤 여주(驪州)의 관원만으로 감호(監護)하게 하고 조정에서는 잊어버린 듯 조처하지 않았으므로 성중에 모여 들었던 자들도 거의 모두 흩어지고 성첩(城堞)은 허물어지고 기계(器械)도 산망(散亡)하여 몇 년 지나지 않아 폐기될 지경이니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지금 듣자니 승려 영주(靈珠)가 제법 사려가 깊어 모든 공가(公家)의 일에 정성을 다해 봉행하는데 지난번 죽산 산성(竹山山城)을 수축할 때도 공로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를 주지(住持)로 임명하여 성 안에 들어가 승도들을 널리 모집하여 함께 거처하며 수선(修繕), 수호(守護)하게 하고 다른 역(役)은 시키지 말되, 본사에서 수시로 낭청을 보내 검칙하는 것이 온당할 듯합니다."
하니, ‘윤허한다’고 전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5책 189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89면
- 【분류】군사(軍事) / 재정(財政) / 사상-불교(佛敎)
○備邊司啓曰: "婆娑山城當上流要衝, 與龍津, 形勢相倚, 足爲畿輔之保障。 當初或募僧徒、或定別將, 經營修築, 意非偶然。 龍津則至今仍定別將, 使之守直, 故猶存舊樣, 至於婆娑城則義儼罷役之後, 只令驪州官監護, 朝家未嘗有所處置, 似若相忘者然, 城中募入者, 幾盡散亡, 城堞頹圮、器械散亡, 不出數年, 將爲廢棄之地, 誠爲可惜。 今聞, 僧人靈珠頗有心計, 凡遇公家之事, 無不盡心奉行。 頃者竹山山城修築時, 亦多效力。 使差住持之任, 入處城中, 廣募緇流, 與之同居, 修繕守護之, 一切勿令侵擾他役, 時時本司遣郞廳, 撿飭似當。" 傳曰: "允。"
- 【태백산사고본】 105책 189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89면
- 【분류】군사(軍事) / 재정(財政)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