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부가 우치적의 파직, 홍견의 체차를 아뢰다
헌부가 아뢰기를,
"공을 논하여 봉작을 정하는 것은 조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당사자들이 함부로 호소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행 사용(行司勇) 우치적(禹致績)은 지난해 훈작이 깎인 뒤에 처의 종으로 하여금 궐하(闕下)에서 격쟁(擊錚)케 하였습니다. 직질(職秩)이 높은 무신으로서 소민(小民)과 같은 무지한 행동을 저질렀으니 그 죄를 징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직을 명하소서.
북쪽의 변방이 방비가 바야흐로 긴급한 때여서 남관(南關)의 수령 또한 군대를 거느릴 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니 장용(壯勇)한 사람을 가려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원(高原)의 신임 군수 홍견(洪堅)은 젊었을 때 용맹하다는 명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늙어 쇠약하고 계책을 세울 능력도 없습니다. 체차를 명하소서.
회암사(檜巖寺)에 선왕(先王)의 어실(御室)을 조성하는 동안에는 잡역(雜役)으로 침해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구찰(舊刹)을 수창(修創)하는 것이 아무리 승려들의 자발적인 행동에서 나왔다고는 하지만, 이런 따위의 일은 평시에도 성상께 아뢰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어찌 승도(僧徒)를 보호하려고 보잘것없는 일을 입계(入啓), 행문(行文)하여 이목을 놀라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내수사(內需司)의 당해관을 추고하여 치죄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우치적의 일은 범연한 일이니 파직할 것까지는 없다. 추고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4책 18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77면
- 【분류】정론(政論) / 인사(人事) / 사법(司法) / 사상-불교(佛敎) / 윤리(倫理)
○戊申/憲府啓: "論功定封, 出自朝廷, 在伊不當有妄訴。 行司勇禹致績, 上年削勳之後, 使其妻奴, 擊錚於闕下。 以秩高武臣, 敢行小民無知之事, 其罪不可不懲, 請命罷職。 北鄙方聳, 南關守令, 亦必有領軍之事, 不可不擇遣壯勇之人。 高原新郡守洪堅, 少時雖有驍健之名, 今則年紀已衰, 且無計慮, 請命遞差。 檜巖寺先王御室造成間, 雜役勿侵云云。 修創舊刹, 雖出於緇髡之自爲, 而但此等事, 其在平時, 不當以聞聖聽。 況今艱虞之日, 豈可以完護僧徒, 幺(磨)〔麽〕 一事, 至於入啓行文, 以駭瞻聽哉? 內需司當該官, 請命推考治罪。" 答曰: "禹致績, 偶然事, 不須罷職, 推考。"
- 【태백산사고본】 104책 18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7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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