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변사가 북방 동관의 함락 건을 아뢰다
비변사가 말하기를,
"북병사(北兵使) 이용순(李用淳)의 장계를 보건대, 동관(潼關)이 함락되었다고 하니 매우 놀랍습니다. 고경민(高敬民)이 보고한 바로 보면 이는 접전하다가 힘이 약하여 패한 것이 아니라, 투항하는 오랑캐라 칭탁하면서 밤을 틈타 문을 열어주기를 청하자 첨사 전백옥(全伯玉)이 술에 취해 문을 열고 끌어들인 탓에 함락된 것이니,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이 적(賊)이 현재 소암탄(嘯巖灘)에 물러가 진을 치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미 동관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니 반드시 다시 종성(鍾城)을 침범할 것으로, 앞으로의 일이 그대로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동관의 새 첨사를 나이가 젊고 담력이 있는 사람으로 금일 내에 차출하여 도감(都監)이 이미 준비시켜 놓은 포수(砲手)를 거느리고 먼저 달려가 구원하게 하되, 군관 한 명을 병조로 하여금 산관(散官)·조관(朝官)·금군(禁軍)을 논하지 말고 선발하여 말을 주게 한 다음 일시에 거느리고 가게 하는 것이 타당하겠으므로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모든 것이 인재를 가리지 않아 일어난 일이 아니겠는가. 평상시에 수령과 변장을 유사(有司)가 잘 가려 뽑지 않고 사정(私情)에 따라 뽑아 용렬한 사람을 보낸 탓에 앉아서 국가가 치욕을 당했으니, 어찌 통분하지 않은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3책 18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46면
- 【분류】군사(軍事) / 외교-야(野) / 인사(人事)
○丙申/備邊司啓曰: "伏見北兵使李用淳狀啓, 潼關見陷, 極爲痛愕。 以高敬民所報見之, 此非接戰力弱而敗, 托以降胡, 乘夜來乞開門, 僉使全伯玉酣醉不省, 開門引入, 因以見陷, 尤爲痛心。 此賊方退陣於嘯巖灘云, 旣得利於潼關, 必再犯於鐘城, 前頭之事, 似不但已。 潼關新僉使, 以年少有膽人, 今日內差出, 都監已裝束砲手, 先爲領率馳去赴援, 而軍官一員, 勿論時ㆍ散朝官、禁軍, 令兵曹 抄擇, 給馬, 一時帶送爲當敢啓。" 傳曰: "允。 孰非不擇人之致也? 常時守令、邊將, 有司循情不擇, 差遣庸人, 坐致辱國之變, 豈不痛哉?"
- 【태백산사고본】 103책 185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4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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