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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82권, 선조 37년 12월 1일 병오 3번째기사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평안도 관찰사 김신원이 강가시 등의 괴이한 일을 아뢰다

평안도 관찰사 김신원(金信元)이 아뢰었다.

"선천 군수(宣川郡守) 조존세(趙存世)가 정문(呈文)하기를 ‘군내에 사는 사비(私婢) 산비(山非)의 집에 강가시(康加屎) 및 그의 아내 향태(香台)란 자가 머물렀는데 지극히 괴이하고 허황된 일이 있다고 하기에 산비를 추문(推問)한 결과, 공초하기를 「강가시는 본시 구성(龜城) 사람으로 아내를 거느리고 내 집에 와서 머물렀다. 그런데 그가 말하기를 『기이한 아들 세 명이 하늘에서부터 나를 찾아 내려올 것이다. 』 하였다. 그래서 그가 말한 대로 집을 청소하고 기다렸더니 이른바 기이한 아들 세 명이 온 자취도 없이 나타났는데,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하였다. 집안 식구들이 들어가서 보니, 장남은 수염이 한 자[尺]쯤이고 큰 눈과 쟁반 같은 얼굴에 앉은 체구가 장대하였고, 차남은 수염이 다섯 치[寸]쯤에 얼굴이 크고 잘 생긴 데다 앉은 체구 역시 컸으며, 삼남은 수염이 네 치쯤에 얼굴이 크고 앉은 체구 역시 컸다. 모두 검은 관을 썼는데 삼남은 누른 관을 썼으며, 검은 옷들을 입었는데 검붉은 색깔처럼 보였다. 보기에 하도 엄숙해서 한 번 본 뒤로는 두려워 감히 다시 보지 못하였다. 밥을 먹는 것은 보통 사람과 같았고 수저를 놀리는 소리도 평상인과 같았다. 사람 모습 같으면서도 완연치가 못했으며 말소리도 작아서 듣기가 어려웠다. 그의 어미가 말하기를 『삼남은 성인(聖人)으로 불려지기도 하고 신인(神人)이나 생불(生佛)이라고도 불려진다. 』 하였다. 이튿날 새벽 방 안에서 훌쩍 떠났는데, 집을 나가는 모습만 보았지 집을 나간 뒤의 형적은 보지 못하였다. 사람들이 신인 등을 못 볼까 서로 다투어 달려나가면서 말하기를 『전에 어떤 사람을 보고 귀신처럼 이름을 알아맞추더라. 』 하였다. 그 어미가 말하기를 『장남은 음문(陰門)으로 낳았고 두 아들은 옆구리로 낳았는데, 모두 올해 출생했는데도 한 해가 못 되어 이처럼 장대해졌다. 또 사남도 옆구리로 낳았는데 하루도 안 되어 장성하였으며, 아직 몇 개월도 안 되었다. 삼남은 벌써 장가를 들어 아리따운 아내를 거느리고 이제는 아이까지 두었다. 』하였다. 」고 하였다.’ 하였습니다."

사신은 논한다. 하늘 아래 어찌 이치에 벗어난 물건이 있겠는가. 요사스러운 말로 뭇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은 다스리지 않아도 저절로 무너지는 법이다. 이 일을 보고한 자도 허망하기 이를 데 없거니와, 이를 전하여 아뢴 자 역시 혼암(昏暗)하다 하겠다.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2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1면
  • 【분류】
    풍속-풍속(風俗) / 역사-사학(史學)

    平安道觀察使金信元啓: "宣川郡守趙存世呈: ‘郡地居私婢山非家止接有人康加屎及其妻女香台者, 極有怪誕之事, 推問山非, 則供稱: 「康加屎本是龜城人, 率妻來住俺家, 言: 『有奇男三人, 訪我從雲天降」 云。 掃舍宇以待, 如其言, 則所謂奇男有三, 不見來形之迹, 從天來云。 家內入坐觀之, 則長男髯長尺許, 眼大、面錚盤, 坐體壯偉; 二男, 髯長五寸許, 面貌廣好, 坐體亦壯; 三男髯長四寸許, 面廣, 坐體亦壯。 皆着黑冠, 其中三男則黃冠, 所服黑色, 似若段色。 所見極嚴, 一見之後, 恐不敢再見。 飯奉如常人, 匙箸之聲, 動如平人。 有若人形, 而不是完然, 言語微細而難聽。 其母言: 「三男或稱聖人、或稱神人、或稱生佛。』 翌曉, 自房中, 倐然而逝, 只見出家之形, 不見出家之後。 人爭趨見恐後神人等曰: 『前見某人, 名說其知如神。」 厥母言: 「長男生下陰門, 次兩男脅間産下, 皆是今年産, 長未周年間, 壯大如此矣。 且孕四子, 亦産脅間, 不日壯大, 不數月。 第三男已爲婚嫁, 率美娥, 今生兒。」 稱, 云矣。"

    【史臣曰: "天下豈有理外之物乎? 妖言惑衆之說, 不攻自破矣。 報此事者, 誕妄之甚矣, 轉啓者, 亦昏暗者矣。"】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2권 1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1면
    • 【분류】
      풍속-풍속(風俗)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