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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181권, 선조 37년 11월 23일 기해 4번째기사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간원이 구성의 처벌과 윤승훈의 파직, 민덕남의 출사를 청하다

간원이 아뢰기를,

"최영경이 억울하게 죽은 것은 만고에 지극히 통탄할 일이고 구성의 죄악은 천지 사이에 용납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간악한 정철의 사주를 따른 나머지 다시 국문하기를 청하기까지 하여 옥고를 치르다 죽게 함으로써 결국 선비를 죽였다는 누명을 임금에게 돌아가게 하였습니다. 따라서 중도(中道)에 부처(付處)한 것만도 이미 실형(失刑)이라 하겠는데, 이제 작은 공로가 기록되었다 하여 문득 석방하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러나 공로가 죄를 상쇄할 수 없으므로 공론이 더욱 격렬해지니, 속히 놓아 보내라는 명을 도로 거두소서.

신들이 영의정 윤승훈을 파직하지 않으면 안 될 죄를 여러 날 동안 논열(論列)하였는데도 아직 윤허하지 않으시니, 신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성상의 지극한 정성과 큰 의리가 우주(宇宙)에 밝게 드러났으므로, 무릇 혈기(血氣)가 있는 자는 서로 상의하지 않아도 같은 말을 하여 모든 신하가 존호(尊號) 올리기를 청하였는데, 윤승훈은 자기 의견대로 방자히 하여 감히 정지하자는 논의를 내어 재상(宰相)들에게 가부를 물었습니다. 성덕(盛德)을 찬양하여 임금에게 아름다움을 돌리는 이 일이 어떠한 거조(擧措)이기에 윤승훈이 물어 보았는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그 밖의 경솔하고 조급한 말과 전도되고 망령된 죄는 낱낱이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옥체가 편찮아 한밤에 침을 맞으실 때에도 병으로 정고(呈告) 중에 있더라도 누구나 다 황급히 대궐에 달려왔는데, 윤승훈은 편안히 집에 있으면서 끝내 오지 않았으니, 신하의 의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모두가 바라보는 지위에 있는 신분으로서 공공의 논의를 막으려 하였고 사가에 물러가 있으면서 임금이 앓을 때에 가보지도 않았으므로 물정이 누구나 다 놀랍고 분하게 여기니, 유난하지 마시고 속히 파직하도록 명하소서.

정언 민덕남(閔德男)이 ‘신은 성절사 서장관(聖節使書狀官)으로 북경에 가다가 전에 없던 홍수를 만나 진공마(進貢馬)를 빠져 죽게 하기도 하고 병들어 죽게 하기도 하였으므로 검칙을 잘못한 죄가 진정 커 바야흐로 추고(推考) 받아야 할 처지에 있으니 그대로 무릅쓰고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인혐하고 물러갔습니다. 그러나 전에는 추고 받아야 할 처지에 있었더라도 반사(頒赦)할 때에 이미 사유(赦宥)를 받았고, 또 민덕남이 본직에 제배(除拜)된 것은 사유 받은 뒤의 일이므로, 별로 피해야 할 혐의가 없습니다. 정언 민덕남을 출사하도록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구성은 새 공신인데 어찌 놓아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번거롭게 하지 말도록 하라. 영상에 관한 일은 실정이 없는 일이다마는 이처럼 논박을 받아 사체가 어렵게 되었으니, 우선 체차(遞差)하라. 출사는 윤허한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人事) / 사법(司法)

○諫院啓曰: "崔永慶之冤枉, 萬古至痛。 具宬之罪惡, 覆載難容。 曲聽奸之指嗾, 至請再鞫, 瘐死獄中, 終使殺士之名, 歸於君父。 中道附處〔付處〕 , 旣云失刑。 今以微功之見錄, 遽命放釋, 功不掩罪, 公議益激。 請亟還收放送之命。 臣等將領議政尹承勳不可不罷之罪, 論列累日, 兪音尙閟, 臣等不勝悶鬱焉。 聖上至誠大義, 昭揭宇宙。 凡有血氣, 不謀同辭, 大小臣僚, 請上尊號。 承勳妄肆己見, 敢以停止之論, 問其可否於諸宰, 揄揚聖德, 歸美君父。 此何等擧措, 而承勳之試問, 不知何意。 其他輕躁之言, 顚妄之罪, 不一而足。 至於玉候愆和, 半夜受鍼之日, 雖在疾病呈告之中, 莫不遑遑來詣闕下, 承勳偃然在家, 終不來詣, 人臣之義, 安在? 身居具瞻, 欲沮公共之論, 退居私室, 不赴君父之病, 物情莫不駭憤。 請勿留難, 亟命罷職。 正言閔德男, 以 ‘臣以聖節使書狀官, 赴京, 適値無前之水, 以致進貢馬, 或渰死、或病斃。 其不能檢飭之罪。 固大, 而方在應推之中, 不可仍冒’, 引嫌而退。 曾在應推之中, 而頒赦之時, 已爲蒙宥, 且德男除拜本職, 在於蒙宥之後, 別無可避之嫌。 正言閔德男, 請命出仕。" 答曰: "具宬, 新功臣, 寧有不放之理? 休煩爲可。 領相, 無情之事, 但如是被論, 事體爲難。 姑爲遞差。 出仕, 允。"


  • 【태백산사고본】 102책 181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99면
  • 【분류】
    정론(政論) / 인사(人事) / 사법(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