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이 중전에 문안하다
약방(藥房)이 중전에게 문안하니, 답하기를,
"잠이 들면 편안하지만 때로는 어제처럼 복통(腹痛)이 일어난다."
하였다. 약방 제조가 아뢰기를,
"신들이 삼가 듣건대, 내전(內殿)께서 밤에 잠이 드셨을 적에는 평안하지만, 뱃속의 응어리가 통증을 일으키는 증세는 아직까지 멈추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산부(産婦)가 해산한 다음에 으레 나타나는 증세지만, 만일 제때에 즉시 약을 써서 풀어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뒷날 병이 될 것입니다. 의관(醫官)에게 의논해 보니 ‘파혈(破血)하는 약으로는 오령지(五靈脂)와 몰약(沒藥)이 가장 좋다. 앞서 사용한 자금환(紫金丸)에다 오령지와 몰약 등의 약재를 넣으면 모두 파혈할 수 있으니, 다시 진어(進御)하시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하루에 3차례 탕약을 진어하시면 위(胃)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으니, 아침 저녁에는 전일에 가미하여 들인 궁귀탕(芎歸湯)을 다린 물에다가 자금환 2알씩 타서 드시고 낮에는 담초탕(淡醋湯)에다 타서 드시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약을 다시 드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아뢴 대로 하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3책 16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481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
○藥房問安于中殿, 答曰: "寢睡則平安, 而時或腹痛, 與昨一樣。" 藥房提調啓曰: "臣等伏聞, 內殿玉候, 夜間寢睡平安, 而腹中凝塊作痛之候, 今猶不止。 此雖産婦産後例有之證, 而若不趁卽用藥解散, 則必爲後患。 議于醫官, 則凡破血之藥, 五靈脂沒藥最良。 前用紫金丸。 入五靈脂沒藥等材, 皆能破血。 宜更進御, 但一日內三進湯藥, 恐妨胃氣。 朝夕則前加入芎歸湯煎水, 紫金丸二丸調和, 午間則淡醋湯調和以進, 宜當云。 此藥更爲進用何如?" 依啓。
- 【태백산사고본】 93책 16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481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