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 161권, 선조 36년 4월 17일 계묘 3번째기사
1603년 명 만력(萬曆) 31년
의창군이 이조 참판 허성의 딸을 아내로 삼다
왕자(王子) 의창군이 이조 참판 허성(許筬)의 딸을 맞아 아내로 삼았다. 【허성의 아내의 병이 위중하므로 상이 날짜를 앞당겨 혼례를 행하도록 한 것이다. 】
사신은 논한다. 예는 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혼례는 곧 인륜이 시작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시경》에는 ‘좋은 때를 가려 성혼하라[迨吉]’는 경계가 있고, 《서경》에는 ‘혼수감을 마련하여 시집보낸다. [釐降]’는 교훈이 있으니, 어찌 창졸간에 소홀히 해서야 되겠는가. 지금 부인될 사람의 어머니의 병이 위중하여 운명하게 되었는데도 급작스럽게 혼례를 거행했으니, 서민의 경우도 그럴 수 없는 일인데 하물며 국군(國君)의 아들이겠는가. 예법에 어긋나고 범절을 잃음이 이보다 심할 수 없으니, 어떻게 신민의 모범이 될 수 있겠는가.
- 【태백산사고본】 93책 161권 5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468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역사-사학(史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