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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159권, 선조 36년 2월 27일 갑인 3번째기사 1603년 명 만력(萬曆) 31년

이기빈이 남한산성의 형세를 살피고 돌아와 이를 보고하다

행 부호군(行副護軍) 이기빈(李箕賓)이 아뢰기를,

"신이 남한산성에 가서 형세를 살펴보니 진세(陣勢)가 곧아 천험의 요새였습니다. 서북쪽에 봉우리가 있고 동남쪽은 확 트였는데 시내와 우물이 있고 또 논도 있었습니다. 성안에는 산기슭이 서로 가로막고 있었으며 성 바깥쪽에는 한두 봉우리가 서로 마주하고 있었으나 굽어보거나 엿볼 수가 없었습니다. 북문(北門)에서 동쪽으로 수구(水口)에 이르기까지와 서쪽으로 남문에 이르기까지의 지세가 성 가운데에서 가장 험하였는데, 그 사이에는 포루(砲樓)를 설치할 만한 곳도 있었습니다. 수구(水口)와 남문(南門)서부터는 산세가 낮고 약해 반드시 적을 받는 곳이 될 것이므로 성을 높이 쌓고 해자를 깊이 파고 많은 화기(火器)를 설치하는 것이 좋을 듯 하였습니다.

대개 형세를 논한다면 도문(都門)의 보장(保障)으로는 제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공역(功役)으로 말한다면 주위가 몹시 넓고 산길이 가파라서 얼마나 많은 인력으로 몇 년이나 수선해야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의 우견에는 반드시 많은 사람의 공력(功力)을 들인 후에야 완전히 수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비변사에 이 도형(圖形) 1건을 내려 산세를 분명하게 그려 들이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2책 159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450면
  • 【분류】
    군사-관방(關防) / 과학-지학(地學)

○行副護軍李箕賓啓曰: "臣往見南漢山城形勢, 爲直陣勢, 得天作。 西北有峯, 東南通豁, 有川有井, 又有水田, 城內山麓, 自相遮掩。 城外雖有一二相對之峯, 不得俯壓而窺覘。 自北門迤東至水口, 迤西至南門, 地勢險絶, 爲一城最, 而其間或有可設砲樓之處。 自水口南門, 山勢低殘, 必爲受敵之地, 似當築高鑿深, 多設火器。 大槪論其形勢, 則都門保障, 足稱第一, 而言其功役, 則周回廣闊, 山路峻險, 不知爲幾多人、幾年月之所繕修, 而臣之愚慮, 必得多力衆功, 然後可得修完矣。" 傳曰: "下備邊司, 此圖形一件, 山勢分明, 圖畫入之。"


  • 【태백산사고본】 92책 159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450면
  • 【분류】
    군사-관방(關防) / 과학-지학(地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