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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29권, 선조 33년 9월 21일 신유 4번째기사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윤근수가 대행 왕비의 묏자리 잡는 일로 아뢰다

윤근수가 아뢰기를,

"도 통판(陶通判)이 말한 술사의 한 사람인 이순풍(李淳風)184) 의 자손을 소신에게 찾아보도록 전교하셨기에 신이 통판을 찾아가 보았더니 통판이 별지에 그 사람의 이름을 써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휘하의 섭 상공(葉相公)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찾아가도록 하였습니다. 섭이 도중에 이 사람에 대해 말하기를 ‘중국에서 지리를 아는 것으로 명망이 높은 자인데 통판이 국왕의 후대에 감격하여 이 사람을 천거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신이 그가 묵고 있는 곳으로 찾아가니 이 문통(李文通)이 직접 두 장의 글을 써 신에게 주었습니다. 통판이 써 보여 준 별지를 아울러 입계합니다.

그리고 문통이 나경(羅經)이란 것을 꺼내 보여주었는데 마치 우리 나라의 윤도(輪圖)처럼 생겼으며, 단지 더 자세하여 내면과 외면에는 각양의 양식이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말이 이것은 당나라 때부터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감히 아울러 아룁니다."

하니, 답하기를,

"알았다. 이른바 나경이란 것은 책인가, 물건인가? 이 사람과 함께 가 신평(新坪)과 섭정국이 새로 본 자리를 살펴보고 또 연월(年月)의 금기(禁忌)에 대해서도 묻도록 하라."

하였다. 회계하기를,

"나경은 대략 윤도처럼 생겼는데 조금 커서 작은 소반만하였으며, 또 해 그림자를 재는 것도 있었습니다. 신평과 새로 본 자리를 살피는 일은 총호사에게 물어 처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함께 가 살피려면 반드시 먼저 예단을 보내 후하게 대접하고 난 다음에 가야 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8책 129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127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왕실-궁관(宮官) / 왕실-의식(儀式) / 정론(政論) / 외교-명(明)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과학-지학(地學)

  • [註 184]
    이순풍(李淳風) : 당(唐)나라 사람으로 오행(五行)에 능통했음.

尹根壽啓曰: "通判所言術士一人, 李淳風子孫, 令小臣尋見事, 傳敎矣。 臣往見通判, 則通判於別紙, 略書其人姓名, 示臣, 仍令門下葉相公稱名人, 同往見之。 於路上, 言及此人, 在天朝, 以相地名高。 通判感國王厚待之意, 薦擧此人云。 臣往見於其下處, 則李文通手書兩紙, 與臣竝通判。 書示別紙入啓。 且文通出示所謂羅經者, 有如我國輪圖之制, 而特詳細其內外面, 各樣俱備。 自言此是時一家流傳之法云。 敢竝啓。" 答曰: "知道。 所謂羅經, 乃冊乎? 何物耶? 與此人, 偕往看審新坪也新得之山, 且問年月禁忌。" 回啓曰: "羅經, 大槪如輪圖之狀, 而差大如小盤, 又有測日影之制矣。 看審新坪及新得之山事, 問于摠護使, 處之何如?" 答曰: "依啓。 幸偕往看審, 則必先送禮單厚待, 然後可矣。


  • 【태백산사고본】 78책 129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127면
  • 【분류】
    왕실-비빈(妃嬪) / 왕실-궁관(宮官) / 왕실-의식(儀式) / 정론(政論) / 외교-명(明)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과학-지학(地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