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이항복 등이 포천 신평의 산지 간심 결과를 아뢰다
영의정 이항복, 좌의정 이헌국, 우의정 김명원, 이조 판서 한응인, 지중추부사 윤자신, 예조 참판 유영길, 병조 참판 한준겸, 좌윤(左尹) 성영(成泳)이 포천(抱川) 신평(新坪)의 산지(山地)를 간심한 후 아뢰기를,
"포천 신평의 형세가 쓸 만한 것에 대해서는 술관 등의 논의가 처음부터 이견이 없었는데, 쟁론하며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다만 임화(壬火)와 자수(子水) 두 산의 분별에 있었습니다. 천하의 산천은 나름대로 일정한 방위가 있으나, 사람이 분별할 적에는 반드시 침석(鍼石)을 써야 능히 방위를 정할 수 있는데, 털끝만큼이라도 착오가 있으면 방위가 저절로 달라집니다. 난리를 겪은 후 술관이 소지한 침석이 대개 사조(私造)한 것이 많고 상세히 교정한 침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신들이 미진한 폐단이 있을까 염려하여 좌윤 성영과 함께 마침 평시에 간의대(簡儀臺)에서 교정한 것으로서 분수(分數)가 극히 정밀한 침석이 있어 이것으로 방위를 정하였습니다. 주산(主山)과 낙혈(落穴)이 모두 임화산(壬火山)이 되고 수파(水破)는 삼문곡(三文曲)이 되므로 국용(國用)에 있어 흠이 없었습니다. 또 정혈(正穴)에 쌍분을 만들 수 있을 지의 여부를 간심하는 일로 전교하셨기에, 신들이 사조(辭朝)할 때 일변 술관을 강릉(康陵)에 파견하여 쌍분의 석난간(石欄干) 주위를 측량해 오게 하여 그것을 지금의 새로 지점한 여섯 곳에 대조하여 비교해 보았는데, 좌측이 기울어져서 반드시 혈심(穴心)에 보토(補土)를 한 연후에야 쌍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혹자는 혈심에 보토를 해야 하므로 쓰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측의 장혈(長穴)은 정혈에서 백호(白虎)가 되므로 쓸 수 없다는 뜻을 전에 이미 계달하였거니와 지세가 협착하여 더욱 쌍분을 만들 수 없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남침(南鍼)이 비록 피차 다른 것이 있으나 천신(天神)이 지교(指敎)한 바가 아니니 그 척촌(尺寸)의 방위를 누가 알겠는가. 애매하여 믿기 어려울 듯싶다. 다만 이곳은 쌍분을 만들수 없고 또 우측의 혈을 쓸 수 없다고 하니 이 산은 쓰기가 어렵다. 대개 중국에서는 수산(壽山)을 미리 만드는데 우리 황상께서도 또한 이미 만들어 놓았다. 마침 이 기회에 나의 훗날 처소를 만들고 싶다. 유독 대행을 위할 뿐만이 아니다. 이곳을 만약 쓸 수 없다면 비록 며칠 길 밖이라도 또한 해롭지 않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7책 127권 34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104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領議政李恒福、左議政李憲國、右議政金命元、吏曹判書韓應寅、知中樞府事尹自新、禮曹參判柳永吉、兵曹參判韓浚謙、左尹成泳, 抱川 新坪山看審後啓曰: "抱川 新坪, 形勢可用, 則術官等論議, 初無異同, 而所爭未定者, 只是壬火子水兩山之別。 天地山川, 雖有一定之方位, 而人之分別, 必用鍼石, 乃能定位。 毫釐有差, 方位自別, 而經亂以後, 術官所持鍼石, 率多意造, 無詳細校正之石, 故臣等慮有未盡之弊, 與左尹成泳, 適有平時校正於簡儀臺者, 分數極精, 以此定位, 故主山與落穴, 俱爲壬火山, 於水破爲三文曲, 其於國用, 無所欠。 且正穴, 可作雙墳與否, 看審事, 亦有傳敎, 故臣等辭朝時, 一面派遣術官於康陵, 雙墳石欄干周圍, 連繩尺量而來, 移準於今此新點六處, 則左旁陂陁, 必於穴心, 亦爲補土, 然後乃可成雙墳, 或言穴心補土, 似難爲用云。 古長穴, 則於正穴, 當爲白虎, 不可用之意, 前已啓達矣, 地勢狹窄, 尤不可爲雙墳矣。" 答曰: "南鍼雖有彼此之異, 而旣非天神所指敎, 尺寸方位, 其誰知之? 恐茫昧難信也。 但此處, 旣不能作雙墳, 又不可用右穴云, 則此山用之爲難。 大槪天朝, 則壽山預爲營造, 我皇上, 亦已爲之。 今適於此際, 欲爲予他日之所, 非獨爲大行也。 此處如不可用, 則雖數日程之外, 亦不妨。"
- 【태백산사고본】 77책 127권 34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104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