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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26권, 선조 33년 6월 7일 무인 2번째기사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지중추부사 이호민이 중국에서 구입한 서책을 바치다

지중추부사 이호민(李好閔)이 차자를 올렸다. 대략에,

"신이 전에 경연(經筵)에 있을 적에 보건대 경연에서 강(講)하는 책들이 모두 적(賊)의 손을 거친 뒤라 완질(完帙)이 아니어서 경연에서 보시기에 합당치 않았습니다. 이에 신이 중국의 옥하관(玉河館)에 있을 적에 요긴한 책 몇 질을 널리 구해보았습니다만 시사(市肆)에는 관본(官本)이 드물었습니다. 그때 마침 어떤 자가 사서(四書)·사경(四經)과 《군신도감(君臣圖鑑)》 등의 책을 갖고 와서 보이기에 신이 서장관(書狀官) 안종록(安宗祿)과 서로 의논해서 남는 노자를 모두 털어 그 책을 샀습니다. 《시경(詩經)》·《서경(書經)》·《역경(易經)》·《예기(禮記)》·《논어(論語)》·《맹자(孟子)》·《중용(中庸)》·《대학(大學)》《중용혹문(中庸或問)》·《대학혹문(大學或問)》·《군신도감》등 총 75책을 삼가 바칩니다."

하였는데, 답하기를,

"아직 좋은 경서(經書)를 얻지 못하여 지난번 부경(赴京)하는 사행편에 유사(有司)에게 사오게 하라고 명하니 유사가, 비용을 아까와 하다가 강요한 뒤에야 시행하였는데 과연 사올지 모르겠다. 그런데 구하려다가 얻지 못한 책을 뜻밖에 경이 진달하니, 이는 이역 만리 머나먼 나그네길에서도 임금을 잊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충성이 감통한 소치인 것이다. 이렇게 내 마음을 알아주니 매우 기쁘다. 더욱이 《군신도감》은 곧 ‘어진이를 보면 나에게도 그런 좋은 점이 있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긴 것이니, 내 어찌 유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6책 12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76면
  • 【분류】
    정론(政論) / 외교-명(明) / 재정-진상(進上) / 출판-서책(書冊)

    ○知中樞府事李好閔上箚。 略曰: "臣先侍經幄, 伏見經筵進講書冊, 皆經賊手, 卷帙不全, 不合淸燕之覽, 在玉河館日, 廣求要緊書若干帙, 而官本之書, 市肆間罕存。 適有以四書、四經、《君臣圖鑑》等冊來示者, 臣與書狀官安宗祿相議, 收拾盤纏剩數, 而換之。 《詩》《書》《易》《禮》, 《論》《孟》《庸》《學》《庸學或問》, 《君臣圖鑑》, 總七十五本。 謹昧死投進。 答曰: "經書未得好本, 嚮於赴京之行, 命有司購求, 有司惜費, 强而後行, 第未知果能得來否也。 卿忽進予所求, 而未得者。 此蓋雖間關萬里之行, 道途旅館之間, 心未嘗不在於君, 故其忠愛之誠, 有以感通, 而能獲我心如此, 予甚嘉悅。 至於《圖鑑》之進, 則此卽見賢思齊之意, 敢不體念?"


    • 【태백산사고본】 76책 12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24책 76면
    • 【분류】
      정론(政論) / 외교-명(明) / 재정-진상(進上)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