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낭중을 접견하고 일본에 포로로 갔다가 귀환한 조선인 문제와 군사 교련에 대해 논의하다
가 낭중(賈郞中)이 회례차(回禮次) 시어소(時御所)로 왔으므로 접견하여 의식대로 예를 행하였다. 낭중이 말하기를,
"듣건대 귀국 사람 중에 복건성(福建省)에서 온 사람이 있어 추문(推問)하였다는데 어떻게 그들의 보고에 대한 진위(眞僞)를 알 수가 있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는 복건성에서 온 사람의 말이 아니고 그런 보고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외다. 그것이 노인(魯認)의 말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그 허실을 알 수 있겠소이까. 우리 나라의 노인이란 사람이 일본으로 포로가 되어 갔다가 중국의 복건(福建) 지방을 거쳐 돌아와서 한 말이니, 그 보고의 사실 여부는 모르겠소이다. 특별히 다른 말은 없고 단지 평수길(平秀吉)이 죽고 그 아들이 대신 이어 받았으며 가강(家康)이 정무를 집행하고 있다는 말이었소이다."
하였다. 낭중이 말하기를,
"외인(外人)의 말에 의하면 그곳에서 배를 만들고 군사를 훈련시킨다고 하는데 그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귀국을 위한 계책으로는 지경(地境)을 허술히 하지 말고 미리 방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송 유격(宋遊擊)은 연소하지만 유능한 사람입니다. 저번에 도사(都司) 호대수(胡大壽)는 남방에 가 연병(練兵)시키면서 폐단만 끼쳤지만 이 사람은 그에게 견줄 사람이 아닙니다. 군사를 훈련시키게 한다면 반드시 성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련(敎練)하게 되면 성문(聲聞)도 가볍지 않을 것이니 연병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하니, 상이 이상의를 돌아보고 이르기를,
"앞서 군사 교련에 대한 회자(回咨)를 아직 송부하지 않았는가?"
하였다. 상의가 회계하기를,
"승문원에서 아직 이 자문을 송부하지 않았습니다."
하니, 상이 속히 송부하라고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우리 나라를 위하여 정녕하게 분부해주니 매우 감사하외다."
하고, 드디어 술을 내어 예(禮)를 행하였다. 인하여 예물 단자(禮物單子)를 증정하니 낭중이 사양하였다. 예가 끝나자 낭중이 나갔다.
- 【태백산사고본】 74책 121권 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21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외교-명(明)
○賈郞中, 回禮時御所, 接見行禮如儀。 郞中曰: "聞貴國人, 有從福建來者, 推問之則云: ‘何能知其報之眞僞乎?’" 上曰; "此非從福建來者言, 側聞其報矣。 雖是魯認之言, 豈知其虛實? 小邦有魯認者, 被虜往天朝福建地方而來言, 未知其報之實與不實, 別無他言。 但平秀吉死, 其子代立, 其臣家康執政云矣。" 郞中曰: "外人言, 其處造船練兵, 其言不可盡信, 亦不可不信。 爲貴國計, 莫若勿虛地境, 預爲防備。 且宋遊擊, 年少可人。 前者胡都司大壽, 往南方練兵, 只貽擾害, 此人, 非其人之比, 若使練兵, 則必能成就, 且敎練於其地, 則聲息非輕, 請許練兵。" 上顧謂李尙毅曰: "前者敎士回咨未送耶?" 尙毅回啓曰: "承文院, 時未及呈此咨。" 上曰: "速爲。" 上曰: "爲小邦, 丁寧分付, 多謝。" 遂進勺行禮, 因進禮單, 郞中辭謝。 禮畢, 郞中出去。
- 【태백산사고본】 74책 121권 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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