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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118권, 선조 32년 10월 17일 계사 2번째기사 1599년 명 만력(萬曆) 27년

도사 오종도가 시어소에 와서 배알하다

오 도사(吳都司) 【오종도(吳宗道). 】 시어소(時御所)에 와서 배알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대인께서 우리 나라의 일로 여러해 동안 노고하셨는데, 다행스럽게 대인께서 주선하신 덕분에 오늘을 보전할 수 있게 되었소이다. 다만, 우리 나라에서 태만하게 하는 일들이 많았고 지공도 잘하지 못하였는데, 이제 돌아가게 되었으니 섭섭함을 금치 못하겠소이다."

하자, 도사가 말하기를,

"제가 여기에 온지 7∼8년 남짓합니다. 그러니 귀국에 대하여 무슨 일인들 모르겠습니까. 국가의 저축이 텅 비고 백성들이 쇠잔해졌으니, 저도 역시 측은하게 여깁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매우 감사하외다."

하였다. 도사가 말하기를,

"지난번의 게첩(揭帖)으로 인하여 귀국의 인물(人物)을 모두 쇄환(刷還)한다고 하였으므로 제가 태수(太守)와 함께 사실을 조사하여 환송하였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분부해 주시니 대단히 감사합니다."

하였다. 도사가 말하기를,

"심유경(沈惟敬) 【이 사람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부터 적진에 드나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화(講和)를 주장한 자이다. 】 참형(斬刑)에 처한다고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전혀 모르고 있었소이다."

하였다. 도사가 말하기를,

"석 상서(石尙書) 【석성(石星)을 말하는데, 강화를 주장했던 자로서 이 때문에 처벌을 받았다. 】 이미 옥중에서 죽었고, 심유경을 참형하자는 의논은 한 달쯤 되었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석 상서는 우리 나라에 공이 있는데, 끝내 그렇게 되었으니 놀랍고 비통하외다."

하자, 도사가 말하기를,

"심유경은 말할 것도 못 되지만, 석성은 국가를 위했을 뿐인데 애석합니다."

하였다. 도사가 말하기를,

"중국 조정에서 1만 5천 명의 군사를 머물게 하는 것이 적당하겠다는 문서가 도착하였습니다. 도야 아문(都爺衙門)에서 의논하여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이 있으므로 오래도록 앉아 있기가 어렵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잠시만 머물기를 바라외다."

하였다. 도사가 말하기를,

"중국 조정도 재정이 텅 비고 변경(邊境)에는 일이 많으며, 각사(各司)가 궁핍하게 되었으므로 귀국을 돌볼 형편이 못됩니다. 그러니 병기(兵器)와 군량을 즉시 조비(措備)하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분부해 주시니 대단히 감사하외다."

하였다. 도사가 물러나기를 청하자 상이 예단(禮單)을 주니, 도사가 말하기를,

"감히 명령을 어기지 못하겠습니다."

하면서, 드디어 받았다.


  • 【태백산사고본】 72책 118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695면
  • 【분류】
    군사(軍事) / 외교-명(明) / 호구-이동(移動)

吳都司 【宗道。】 來拜于時御所。 上曰: "大人以小邦事, 屢年勞苦。 幸蒙大人周旋之力, 得保今日, 但小邦多有怠慢之事, 亦不能支供, 今將入歸, 不勝缺然。" 都司曰: "俺來此七八年有餘矣。 其於貴邦, 何事不知? 國儲虛竭, 人民凋弊, 俺亦憫惻矣。" 上曰: "多謝。" 都司曰: "前因揭帖, 貴國人物, 盡爲刷還云, 故俺與太守, 共爲査覈還送矣。" 上曰: "分付多謝。" 都司曰: "沈惟敬論斬云矣。" 【此人自亂初, 出入賊中, 終始主和者也。】 上曰: "全未知之。" 都司曰: "石尙書 【此謂石星, 主和之人, 以此被罪。】 已死於獄中, 而惟敬之論斬, 纔一月矣。" 上曰: "石尙書有功於小邦, 而竟至於此, 不勝驚惻。" 都司曰: "惟敬, 不足道也, 石星, 只爲國也, 可惜。" 都司曰: "自天朝, 一萬五千兵當留, 文書來到。 都爺衙門多有議處之事, 勢難久座。" 上曰: "請暫留。" 都司曰: "中朝亦爲虛竭, 邊境多事, 各司窮乏, 其於貴邦, 更無顧見之勢。 器械糧餉, 趁時措備幸甚。" 上曰: "分付多謝。" 都司請辭, 上呈禮單, 都司曰: "不敢違命。" 遂受之。


  • 【태백산사고본】 72책 118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695면
  • 【분류】
    군사(軍事) / 외교-명(明) / 호구-이동(移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