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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15권, 선조 32년 7월 14일 신유 6번째기사 1599년 명 만력(萬曆) 27년

윤근수가 박상의의 술법을 두둔하는 글을 아뢰다

윤근수가 회계하기를,

"박상의의 술법이 괴이하여 그 말을 믿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성교(聖敎)에서만 그렇게 말씀하셨을 뿐이 아니라 지금 세상 사람들 또한 그 술법을 신빙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지리학(地理學)의 술법과 간혹 다른 점이 있는데 수파(水破)에 그다지 구애를 하지 않고 있기는 하나 술법은 터득한 것이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가 소위 전에 지정한 곳은 영도강(永渡岡) 위였는데 박상의가 말하기를 ‘국도(國都)는 인왕산(仁王山)이 곧 백호가 된다. 그 산맥이 돈의문(敦義門)·서소문(西小門)·숭례문(崇禮門)을 지나 다시 솟아 남산(南山)이 되어 백호가 안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그 산맥이 동쪽으로 뻗어서 크고 작은 벌아현(伐兒峴)이 되고, 또 독서당(讀書堂)의 뒷산이 된 다음, 영도교(永渡橋) 언덕 위에 이르러 그쳤다.’ 하였는데 박상의가 백호에서 나온 맥(脈)이라고 한 것은 신빙성이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보면 새로 지정한 곳은 바로 조산(造山) 곁이 되며 또 동쪽의 허한 곳에 자리하여 지리서의 결함처를 보충한다는 뜻에도 합치되는 데다가 묘우(廟宇)를 세워서 진압하라는 유 원외의 말과도 합치되고, 또 협착한 곳에서 수구(水口)를 막는다는 말에도 일치됩니다. 신이 비록 분명히 알 수는 없으나 적합한 곳이 될 것 같기에 황공하게도 감히 아룁니다."

하니, 답하기를,

"그렇다면 그 말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1책 115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645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과학-지학(地學)

    尹根壽回啓曰: "朴尙義其術頗怪, 言不足信, 不但聖敎爲然, 今世人, 亦有言其術不足據。 或有言: ‘雖間與地理學之術有異, 不甚拘於水破, 而術則似有所得。’ 其所謂前卜之處, 永渡岡上, 朴尙義以爲: ‘國都, 仁王山乃是白虎, 而山脈歷過敦義西小崇禮等門, 峙而爲南山, 白虎爲案。 又其脈東騖, 爲大小伐兒峴, 又爲讀書堂後峴, 其山脈至永渡橋岡上而止。’ 朴尙義所以謂之白虎來脈者, 其言似爲可據。 以此言之, 則新卜之地, 正在造山之傍, 而又當東方虛處, 以合地理書障空補缺之意, 而又合於劉員外建廟以鎭之說, 又合於窄處關鎖水口之說。 雖未可明知, 而似爲得地矣。 惶恐敢啓。" 答曰: "然則依其言可矣。"


    • 【태백산사고본】 71책 115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645면
    • 【분류】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과학-지학(地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