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언 이호의가 훈련 도감의 당상과 차지 당상을 추고할 것 등에 관해 아뢰다
정언 이호의가 와서 아뢰기를,
"항왜(降倭)의 초료(草料)를 도제조가 마련해 주라고 명령했더라도 도감으로서는 상세히 살펴서 처리했어야 마땅한데 곡절을 묻지도 않고 어름하게 압인(押印)하여 제급하고서 태만하게 무슨 일인지도 몰랐으니 형편없기 이를 데 없습니다. 훈련 도감 당상과 차지 당상을 먼저 파직하고서 추고하소서. 도제조는 이 일을 주장하였으니 그대로 정승의 직에 있을 수 없습니다. 체차를 명하소서.
난리 이후로 나라의 저축이 바닥났으므로 납속(納栗) 등의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하였으나 이미 구차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 상고(相考)할 때에 작지(作紙)를 핑계대어 따로 명목을 만드니 구차한 가운데에 또 구차한 일입니다. 비변사의 면천첩(免賤帖)과 면역첩(免役帖)을 상고할 때 작지를 받는 것은 거행하지 말게 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대신을 가벼이 체차할 수 있는가. 당상의 일은 천천히 결정하겠다."
하였다. 이에 앞서 유 제독(劉提督) 휘하의 항왜가 독약을 잘 만들었다. 그러자 좌상 이덕형이 사사로이 도감의 초료를 내어 항왜 야여문(也汝文) 등에게 주어 꾀어내게 하였다. 그런데 그 항왜가 평산(平山)에 이르러 달아나자 제독이 크게 노하여 국왕에게 글을 보내 끝까지 추적하여 잡게 하였기 때문에 부득이 선전관 이괄(李适)을 시켜 계략으로 잡아 참수하게 하고 그 머리를 보내었다.
- 【태백산사고본】 69책 112권 7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609면
- 【분류】외교-왜(倭) / 외교-명(明) /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
○丁亥/正言李好義來啓曰: "降倭草料, 都提調雖有成給之令, 爲都監者, 所當詳察以處, 而不問曲折, 矇然押給, 慢不知何事, 無謂甚矣。 訓鍊都監堂上、次知堂上, 請先罷後推。 都提調主張是事, 亦不可仍在相職。 請命遞差。 亂離以後, 國儲蕩竭, 納粟等事, 雖出於不獲已, 亦已苟且, 而到今考出之時, 托以作紙, 別作名目, 苟且之中又爲苟且。 備邊司免賤、免役帖相考時, 捧作紙, 請勿擧行。" 答曰: "依啓。 大臣輕易遞差乎? 堂上事, 徐當發落。" 先是劉提督標下降倭, 有善造毒藥者。 左相李德馨, 私出都監草料, 以給降倭, 使也汝文等誘而出之。 降倭到平山逸去, 提督大怒, 致書于國王, 使之窮捕, 故不得已使宣傳官李适, 以計斬之, 送其首。
- 【태백산사고본】 69책 112권 7장 A면【국편영인본】 23책 609면
- 【분류】외교-왜(倭) / 외교-명(明) /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