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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8권, 선조 31년 3월 12일 정유 4번째기사 1598년 명 만력(萬曆) 26년

약방 관원이 왕의 병에 대한 처방을 아뢰다

약방 도제조 이원익과 제조 홍진(洪進), 부제조 서성(徐渻)이 아뢰기를,

"신들이 의관에게 성상의 증세에 대해 들으니 ‘심맥(心脈)055) 은 중간을 잡아보면 미(微)하고 삭(數)하며, 간맥(肝脈)은 장(長)하면서도 활(滑)하며, 신맥(腎脈)은 침(沈)하고 활(滑)하며, 폐맥(肺脈)·비맥(脾脈)·명문맥(命門脈)은 중간을 잡아보면 완(緩)하고 활하다. 허리 아래쪽의 찌르는 듯한 통증은 조금 나아졌으나 근골이 몹시 무거운 듯하고 다리 힘이 약해져 똑바로 설 수가 없다. 이에 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을 드시게 하였으나 효험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신들이 의관과 상의해 본 결과, 추울때 피로가 쌓여 근골이 상했는데 봄기운이 피어 오르자 한습(寒濕)한 기운이 간(肝)과 신(腎)의 경락(經絡)에 동(動)하는 것으로, 독활(獨活)을 제거하고 진봉(蓁芃)과 계심(桂心)을 모과(木瓜)와 속단(續斷)으로 대용하고 황백(黃栢) 3푼을 가입하여 하루 다섯 번 진어(進御)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탕약을 드시는 것은 폐와 위를 상할까 염려되니 역시 마땅치 않습니다. 연년익수불로단(延年益壽不老丹)에 두충(杜沖)·강즙(薑汁)과 볶은 모과(木瓜)와 오미자(五味子)를 첨가하여 드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약을 조제하여 들이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오가피주(五加皮酒)는 맛이 맵고 독하기는 하나 숙수(熟水)를 조금 타서 바람 불고 추우며 비오는 날에 드시는 것이 역시 마땅합니다. 침을 놓는 일에 대해서는 성상의 증상을 살펴 의계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답하기를,

"약은 짓지 말라. 날씨가 따스해지기를 기다려 침을 맞는 것이 좋겠으며 이 밖에는 달리 할 만한 일이 없다. 불로단은 서툰 의원이 자기 마음대로 첨가해 넣어서는 안된다. 오가피주에 대해서는 알았다."

하고, 서성에게 이르기를,

"맥도(脈度)에 대해서는 번거롭게 서계할 것이 없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3책 98권 5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98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

  • [註 055]
    ‘심맥(心脈) : 인체(人體)의 맥(脈)을 27맥으로 나눌 경우 공(芤)·활(滑)·실(實)·현(弦)·긴(緊)·홍(洪)이 표맥(表脈)이며, 미(微)·침(沈)·완(緩)·색(濇)·지(遲)·복(伏)·유(儒)·약(弱)이 이맥(裏脈)이며, 장(張)·단(短)·허(虛)·촉(促)·결(結)·대(代)·뇌(牢)·동(動)·세(細)가 구도맥(九道脈)이며, 나머지 삭(數)·대(大)·산(散)과 합하여 27맥이 된다. 이 가운데 활(滑)은 양맥(陽脈)으로 부대(浮大)하고 연(軟)하며, 미(微)는 음맥(陰脈)으로 있는 듯 없는 듯 극히 가늘고, 침(沈)은 음맥으로 들면 없고 누르면 움직이며, 완(緩)은 음맥으로 한번 숨쉬는데 네 번 온다. 장(長)은 양맥으로 누르면 홍대(洪大)하고 길며, 삭(數)은 양맥으로 한번 숨쉬는데 여섯 번 오는 맥을 말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 외형편(外形篇) 권3 맥(脈).

○藥房都提調李元翼、提調洪進、副提調徐渻啓曰: "臣等因醫官, 伏聞聖候, 心脈中按微數, 肝脈長而滑, 腎脈沈滑, 肺、脾、命門脈中按緩滑。 腰胯下刺痛之候稍歇, 而筋骨似爲重墜, 脚力痿弱, 不能堅立。 已進烏藥順氣散而不效云。 臣等與之商議, 則寒月積勞, 致傷筋骨, 逮至春氣升騰, 寒濕之氣, 動於肝腎經絡。 獨活去, 秦芃、桂心代木瓜、續斷, 加黃栢三分, 五服進御似當。 而久進湯藥, 恐傷肺胃, 亦爲未安。 延年益壽不老丹, 加杜沖、薑汁、炒木瓜、五味子, 進御爲當。 此藥劑入如何? 五加皮酒, 味頗辛烈, 少和熟水, 風寒陰雨之日, 進御亦當。 進針事, 則更觀近日聖候, 議啓何如?" 答曰: "藥則勿爲。 俟日氣和暖後, 受針爲當。 此外無可爲之事。 不老丹, 拙醫不可自己心加入。 五加皮酒, 知道。" 傳于徐渻曰: "脈度則不必煩爲書啓。"


  • 【태백산사고본】 63책 98권 5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98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의약(醫藥)